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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자유주의 오리엔탈리스트들의 지정학적 인식론 I

[이미지] “유학으로 중국 개혁 꿈꾼 보수적 입헌군주론자” –
캉유웨이(康有爲, 강유위, 1858~1927)

 

I 자유주의 오리엔탈리스트들의 지정학적 인식론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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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8
신동아-미래연 연중기획 중•국•통 | 조경란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 |
「중국이 재해석한 천하질서는 조공체계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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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문
(질문) – 천하질서를 ‘큰 나라와 작은 나라의 역할 차이를 인정하면서 호혜적이고 윈-윈하는 구도로 가자’는 담론으로 이해할 수 있겠으나 우리에게 익숙한 국제질서에 대한 근본적 도전일 수 있기에 불편한 인식이랄까, 비판적 사고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대답) – “맞습니다. 잘 본 것 같아요. 그러나 유교의 핵심은 위계성(正名論과 各得其所)과 조화에 있습니다. 평등주의가 아니에요. 역사학자 리중톈(易中天) 같은 사람은 유교를 계승할 때 등급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하다고 말합니다.”

(질문) – 위계성을 빼버리면 질서가 안 잡히죠.

(대답) – “근대사회라는 게 국가 간 평등하다고 하지만 형식적 평등이거든요. 서구의 근대가 만들어낸 형식적 평등은 그런데도 굉장히 중요하죠. 중국은 이웃을 강압하는 패도(覇道)가 아닌 도덕과 인의의 왕도(王道)로 구축되는 세계 질서를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천하사상과 왕도주의를 연결합니다. 왕도를 실현하면 그것이 본보기가 돼 밖으로 감화된다는 겁니다. 태양이 있고 위성들이 존재하는 형태를 얘기하는 건데요. 중국에서 천하질서를 말하는 사람들과 서구가 만든 근대질서에 익숙한 사람들의 생각은 평행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패러다임의 충돌이라고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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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문 비평

1
일단 두 대화자가 과연 서구 근대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글로벌 범유럽 금권 상업세력은 그들이 헤게모니를 잡지 못한 불리 국면에서는 ‘민족주의’를 불어넣어 ‘문명 제국(empires of civilization)’을 인위적으로 쪼개 모자이크화 하는 발칸화(balkanization) 전술을 쓴다. 그러나 그것이 성공하고 나서 그들 스스로가 제국(empire)이 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게 되면 역으로 ‘민족주의’에 기반한 반제(反帝) 저항을 철저히 짓밟는다. 민족주의에 대한 불필요한 혼란을 피하고자 이렇게 국면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공식을 아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2
조경란은 “서구의 근대가 만들어낸 형식적 평등은 그런데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는 불리 국면에서 발칸화 전술 실행 시 ‘낚싯밥’으로 걸리는 [국가 간] ‘형식적 평등’을 서구 근대 전(全) 기간에 투영하고 있으며 이를 표방하는 저의를 모르다 보니 넙쭉 동의를 하고 긍정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개인의 자유 확장과 아무 상관도 없는 허상적 유럽 리버럴리즘에 사상적 근거를 둔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공통적 현상이다. ‘내용적 평등’이 아닌 껍데기 ‘형식적 평등’에 감사하며 고마워하기라도 해야 한단 말인가??

 

3
국가 간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보면, ‘형식적 평등’은 내부 발칸화를 위한 정치적 도구다. 사회전쟁학 측면에서 보면, 외부 적이 해당 사회를 붕괴시키기 위해 직접 개입하지 않고 단지 평등 이데올로기를 펌프질해 내부 위계와 응집성을 해체하고 구심 없는 원심의 연체 사회를 만들어 헤게모니를 장악해 들어가는 우회수법이다. 위계 속 조화로움 대신에 그럴싸한 ‘평등’을 낚싯밥으로 던져 내부 응집성을 파괴하고 사회가 민주주의입네 하고 헝클어지면 낼름 권력을 장악하는, 금권세력의 권력장악 전술이다. 위아래 없이 서로 물어뜯게 해놓고, 또 끊임없는 분쟁을 사회에 깃들도록 만들어 놓으면, 사회를 통제하기도 쉽고 따라서 헤게모니를 장악하기도 쉬워진다. 금권세력이 서구 근대에 걸쳐 해오던 짓거리가 바로 이것이다. 무늬는 평등이고 무늬는 민주주의인데 언제나 금권 승리가 되는 세상이 영속화되는 것은 바로 이 원리가 관철되기 때문이다.

 

4
우리가 아래 대담을 우리 관점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읽는다면 얻을 것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국제질서”가 그저 국가 간 무늬만 평등이고 실상은 미국을 숙주로 하는 초국적 기생충에게 계속해서 흡혈 당하는 강제 헌혈 방식의 질서일 뿐이라는 인식의 지평이 열리게 되면, 금융 종속/군사 종속/미디어-문화 종속 없는 유라시아 평등 질서를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유럽형 자유주의 오리엔탈리스트들의 지정학적 인식론이 가지는 한계가 어떤 것인지 연습할 수 있는 글로써 이보다 더 좋은 글을 찾아낼 수 없을 것 같다. 열심히 읽어 보자. 그래도 관점을 떠나 이만한 콘텐츠를 갖춘 글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ㅡ [완정]

 

기사보기:신동아

중국이 재해석한 천하질서는 조공체계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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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