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정치 대표작가/신현철
I 일본 바로 알기 학습 노트 ㅡ (2) I
/ 좋은 친구들(Goodfellas)과 “그라믄 안돼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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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나 스핑골라(Deanna Spingola) 저서『지배 엘리트 Ruling Elite』, (Trafford Publishing. 2012) 5장에 실린 일본 관련 ‘범죄의 재구성’을 계속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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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시대에 서양 영향력은 일본을 농업 경제에서 자본주의 산업경제로 바꾸어 놓았다. 메이지 정부의 정책 집행자들은 해외 각국에 유학생들을 대거 파견해 전술적 기술과 실무 경험 그리고 일본에서 얻을 수 없는 다양한 문화와 제도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 오도록 주문했다. 그리고 일본 체류 프러시아 군사 고문들에게는 프러시안 스타일을 모방해 메이지 군대 장교들에게 전투 교리, 방법 및 조직을 세심하게 가르치도록 지시했다.
그리하여 메켈(Meckel) 장군은 1885년에 제국군 지휘 체계를 사단과 연대로 개편했다. 병참, 수송 그리고 포병 및 엔지니어링 연대를 설립해 그들 주문을 이행했다. 메켈은 일본 육군 참모대학(1885-1888)에서도 가르쳤으며 장차 총리가 될 카츠라 장군 및 야마가타 장군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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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섬나라였던 일본은 더욱더 호전적이고 재정적으로 서구 금융세력의 든든한 뒷받침을 받는 강력한 세계 군사강국으로 부상했다. 일본은 자국 해군을 ‘영국식 모델’을 좇아 무장시켰다. 일본 군 당국자들은 영국 해군을 관찰하고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열정 있고 빠릿빠릿한 해군 생도들을 영국으로 파견했다. 그들은 이미 매우 숙달된 학생들이었기에 신속하게 전함 및 전투 관련 기술을 영국에서 본국으로 체득해 왔다. 그러나 당시 일본은 대규모 함대를 건설하기 위한 자체 산업 기술과 재정적 자원은 없었다. 군사 지식만 가지고 해군력을 강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국제 은행가들과 접촉했다. 거대한 규모의 대출을 받아 온 후에 영국과 프랑스 조선소에 의뢰해 전함과 어뢰를 속속들이 사들였다(정확히 누가 그리고 왜…. 일본에 아시아를 킬링필드로 만드는 침략 전쟁을 하라고 산더미 같은 돈을 대출해줬는지는 이후 상세히 서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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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일본은 프랑스제 기본 부품을 사다가 일본에서 선박과 무기를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당시 일본이 구매한 모든 무기의 견적서를 일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프랑스 이외에 영국에서는 무엇을 사 왔는지. 그리고 기타 국가에서 사 온 무기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등등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1890년대에 이르러 일본은 거의 모든 장비를 갖추고 잘 훈련된 해군(및 육군) 병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본격적 해외 침략 전쟁을 위한 제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1894년 제국군은 총 12만 명 병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증기선 수는 1873년에 고작 26대 수준에서 1913년에는 1,514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철도 트랙도 18마일에서 7,100마일로 수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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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본은 자신들의 새로운 기술과 무력을 맘껏 실험해보는 데 필요한 ‘먹잇감’이 필요했다. 무언가 참신한 ‘도발’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 먹잇감은 바로 이웃 나라 ‘어리버리 조선’이었다. 일본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했던 똑같은 방법 ㅡ 무력시위 “함포 외교” ㅡ 을 통해 조선으로부터 ‘강화도 조약’(1876년 2월 27일, 고종 13년)에 조인하게 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을(乙)에서 갑(甲)으로 극적인 변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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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군사 강국화는 기존 동아시아에서의 중화제국 질서(Pax Sinica)를 무너뜨리고 조선 지배권을 둘러싼 청일전쟁(1894. 8. 1~1895. 4. 17)을 야기시켰다. 이때 유대 금융가문인 와버그스(the Warburgs)는 일본 내에 설립된 지점 은행들과 더불어 군국주의 일본의 전쟁 수행을 위한 대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주지하다시피 전쟁은 무기들의 대결이기에 앞서 ‘쩐의 대결’이다. ‘오까네おかね’의 뒷받침 없이 전쟁에서 승리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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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부업자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서로 싸울만한 ‘갈등’의 이유가 있어서, 두 나라가 자발적으로 자기들이 좋아서 전쟁 좀 하겠다는데…. 그게 뭐 잘못된 거야?? 어차피 벌어질 전쟁…. 우리가 ‘살짝’ 재정적 도움을 준 게, 그게 왜 문제가 되는 건데? 그러면 ‘왜’ 안 되는 건데…? 약한 놈은 모조리 죽게 돼 있는 게 ‘자연법칙’이야! 「동물의 왕국」도 안 보냐? 그리고 돈 버는데 무슨 놈의 ‘도덕 타령’이야? 우리는 일본이 원활하게 전쟁을 수행하도록 시원하게 대출해 주고 돈 벌어서 좋고, 걔들은 맘껏 전쟁할 수 있어서 좋고…. 이거야말로 진정한 공생관계 아냐……? 돈도 못 버는 무능한 것들이 쓸데없는 거에 시비를 걸고 지랄이야, 퉤 퉤 . . . !!!”
이런 사고방식이 ‘유능해서 돈 잘 버는’ 국제 대부업자들의 기본 마인드다. 사실 우리 중에 많은 이들도 이런 비스무리한 신념으로 살고 있다. 그들은 가끔 이런 충고도 한다.
“찌질하게 돈 없고 힘없는 놈들이 잘못이지, 돈 많고 힘쎈 놈들이 무슨 잘못이야……?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 만사 뒤틀리고 베베 꼬여서 허구헌 날 강한 놈들 ‘뒷다마’만 치지 말고, 그럴 시간에 니가 어떻게 하면 강해질까, 뭐 그런 걸 좀 연구하며 값진 시간을 보내면 안 될까!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하는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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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일본은 군사적으로 잘 준비되었고 국제 대부업자들의 전쟁 뒷바라지 도움에 힘입어 청 제국과의 전쟁에 뛰어들어 ‘가볍게’ 이겼다.
청일 전쟁에서 승리를 통해 일본은 조선의 지배권을 확고히 했다. 이후 청 제국은 붕괴하며 1911년에는 ‘신해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청일 전쟁은 중국이 대만을 일본에 양도하고 “조선의 독립”을 인정한 시모노세키 조약(Treaty of Shimonoseki)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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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한 유럽을 벗어나 세계를 움켜쥐기 위해 피를 뿌리고 돌아다니는 앵글로-아메리카 델러싸크러시(Thalassocracy) 해상세력의 하위 파트너로서 일본은 이제 ‘아시아의 오야붕 おやぶん’이 되었다.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하는 대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제한 전비 대출 대상으로 지정되어 국제금융 뱀파이어 이너써클로 편입된 듯이 보였다. 물론 나중에 일본은 뱀파이어들에게 충성을 다해 ‘효용가치’를 바닥내고 이들에게 팽 당한다(큰 그림에서 보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일본에서 추출할 수 있는 최대 효용가치였다). 그런데 일본은 미국의 급작스러운 태도 돌변에 이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식 경제제재를 받게 되어 마치 북(DPRK)이 미국에 당하고 있는 것과 흡사한 방식으로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제 과거처럼 뉴욕, 런던에서 일본에 대출을 해주거나 공채를 매입해 주는 금융집단을 발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일본이 국제 무제한 대출 특권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아시아인을 닥치는 대로 마구 죽이며 영토를 확보해도 된다는 ‘도살 면허’를 반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미국은 이제 일본의 중국 침략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갑자기 회심하여 일본침략으로 고통받는 중국인의 인권에 주목하기 시작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닐테고…. 대출로 키워 주니까 이제 슬슬 기어오르며 조선을 꿀꺽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만주괴뢰국을 넘어 중국 본토까지 송두리째 다 먹겠다는 야심을 보인 것이다. 이 정도 되면 ‘훈육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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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가에서 일본의 이러한 ‘날개 없는 추락’이 정확히 어떤 요인들의 콤비네이션으로 이루어진 건지는 차후 상세히 논의하자. 그러나 이런저런 분석을 다 생략하고 우리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한 마피아 영화 <좋은 친구들 Goodfellas>(1990)에서 보였던 깡패들끼리의 ‘헛된 우정’처럼 앵글로-아메리카 델러싸크러시(Thalassocracy) 해상세력의 골품 서열에서 높은 곳에 임하시며 항상 ‘큰 그림’을 그리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금융 성골(聖骨)’이 아닌 ‘잔챙이 육두품(六頭品)’ 넘버 쓰리 하위 파트너들은 개처럼 봉사하며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눈을 들어보면 “좋은 친구들”이 던진 ‘날 선 도끼’가 슬로우 모션으로 마빡을 향해 날아오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아베 행보를 보면 머지않아 그에게 닥칠 일이기도 하다. 미래를 투시하는 능력을 보유한 초인적 소년이 주인공인 영화 같은 데서 보면 주인공이 고통스러워하면서 미래를 투시하는 장면이 있는데…. 희미하게 단절적으로 깜빡이며 명멸하는 미래의 장면을 보는 장면 말이다. 필자도 이제 ‘신끼’를 가지게 된 것인지 그런 명멸의 장면이 보이는 듯하다.
깜빡 . . . 깜빡 . . . 나타났다 사라지는 분절적 장면 . . . 마빡에 도끼를 맞아 선혈이 낭자한 아베…. 그러나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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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의 호전적 대외정책이 이대로 가다간 트루만이 일본에 투하한 원폭 이상의 뭔가를 일본 열도에 선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베 일본이 귀 기울여야 할 영화/드라마 명장면, 명대사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자. 사실 우리 또한 지정학적 지위가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우리는 미국의 기지국가로 ‘쓰임 받는’ 성스럽고 존귀한 국가임을 선포하기 위해 일본조차 꺼려하는 호르무즈 파병을 결단하고 ‘미국의 방패’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아메리카 조폭 큰형님을 위해 기꺼이 ‘칼빵’이라도 맞겠다는 자세다! …. 정말 대단하고 놀랍다! 지배 엘리트가 이렇게까지 철두철미 국익에 반하는 정책을 감행한 사례가 역사에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한국을 작살내려는 외부 스파이가 아니면 도저히 이런 파병 결정은 불가능하다. 그들을 같은 동포라 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라믄 안돼에에……. 미국의 기지국가로 개처럼 ‘쳐’살아선 안돼에에 . . . ”
I 그라면 안되, 바람 3인방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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