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 완정 시론

I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는 이유 I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I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는 이유 I

/ 군사적 우위의 역전과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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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인용은 <조선일보> 2018년 2월 14일,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이 쓴 기사 「美, 국방예산 13% 늘린 744조 원… “北 위협 대응” 7차례 거론」 중 일부다.

“백악관이 의회에 제출한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 예산은 총 4조4000억 달러(약 4815조 원) 규모로,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13% 늘리면서도 복지 등 비(非)국방 예산은 대폭 깎는 것이 주 내용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2019회계연도 국방 예산은 6860억 달러(약 744조 원)다. 우리나라의 2018년 예산이 428조 원인 것을 생각하면, 미국의 국방 예산이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국방 예산(43조 원)과 비교하면 17배 수준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미국이 지출한 국방비 6110억 달러(약 664조 원)는 중국•러시아•사우디 등 나머지 2위에서 9위까지를 합한 국방비(5950억 달러)보다 많다. 특히 미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안팎으로 1~2% 수준인 다른 선진국을 월등히 뛰어넘는다. 한국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2.4%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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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미국은 자신의 1년 총예산 중에서 대략 15.5%를 국방비로 쓰는 셈이다. 미국의 경제구조 자체가 이처럼 ‘전쟁 지향적’으로 굳어져 있다 보니 ‘반전(反戰)’과 ‘평화’를 외치는 것은 국가경제발전을 저해하는 ‘반국가적 범죄’로 몰릴 수도 있겠다.

밤마다 무고한 사람들의 목을 물어뜯어 흡혈을 해야 비로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드라큐라 백작이 내일부턴 “진짜 차카게 살겠다”고 아무리 결의해본들 결코 그럴 수 없듯이, 유혈 전쟁 속에서 이윤을 추출하는 군산복합체를 중핵으로 하는 미국의 호전적 ‘전쟁경제’ 구조를 존속시킨 상태에서 세계 시민들이 아무리 전쟁하지 말라고 애걸복걸 해봐야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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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부어 그동안 확고한 군사 우위를 별 탈 없이 유지해왔던 미국이 왜 갑자기 “중동의 북한”인 ‘쬐끄만’ 시리아(Syria) 하나 어쩌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급기야 매가리 없이 철군을 한다고 발표했을까? “천하무적” 미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주지하다시피, 다 죽어가는 시리아를 구해준 것은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미국과 NATO가 시리아 아싸드 “독재” 정권 타도를 위해서 은밀하게 풀어놓은 지상 용병 “IS 민주주의 전사들”을 가차없는 공습으로 박멸해버렸다. 미국은 그동안 “IS 테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에서 (불법적) 군사작전을 벌여왔기 때문에, 러시아가 ‘IS 테러용병’(= 사실은 미국의 전략자산이지만)을 때려잡는 걸 빤히 보면서도 별다른 항의를 할 수가 없었다. 러시아를 비난할 명분이 없었다. 그래서 ‘아군(= IS 테러용병)’이 픽 픽 죽어 나가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피 끓는 전우애’를 느끼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복수’를 다짐하면서 비싸기로 소문이 자자한 토마호크 미사일을 수백 발 날려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시리아는 털끝 하나 손상되지 않고 멀쩡했다. 이제 미국은 미사일 공격의 결과를 쉬쉬하며 체면은 구길 대로 구기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상황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의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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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러시아가 시리아에 제공하는 ‘첨단 방공 시스템’ 때문이었다. 「Polyana D4M1」이라는 자동운영체제를 가진 방공 시스템은 러시아 비행기(A-50U AWACS)와 러시아 감시위성으로부터 감지된 외부 정보를 시리아 공군 지휘본부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일단 이 시스템에 감지된 공중 목표물은 여지없이 격추된다. 이 자동화 시스템은 구소련 시절 제작한 골동품 미사일인 S-75, S-125, S-200 등등마저도 S-300 미사일 만큼의 정확도를 발휘하며 목표물을 명중시키게 만들어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주최강 대공미사일”이라는 ‘러시아판 사드(THAAD)’ 「S-400 방공시스템」도 시리아에 배치되었다. 그건 “음속의 10배 이상으로 돌입해 들어오는 탄도미사일은 물론 그 무시무시하다는 스텔스 전투기까지 단숨에 요격이 가능”한 방공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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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어쩔 것인가? “천하무적” 미국 공군…. 이제 그런 건 더 이상 안 통한다. 미국 동맹들도 미국의 군사력 ‘허풍’과 ‘거품’을 동시에 깨닫고 ‘충격’에 빠졌다. 각자 제 살 길을 모색해야 했다. 그래서 카타르는 이란으로 접근했고 터키는 러시아로 접근했다. 심지어 시리아 레짐 체인지 공작의 주역인 사우디와 이스라엘마저 그들의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인 이란이 참여하고 있는 중국-러시아 주도의 <상하이 협력기구(SCO)>에 옵저버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시리아도 회원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국제질서는 냉혹하기 짝이 없는 것인가 보다. 미국의 군사력이 러시아와 비교하면 ‘쫄린다’는 것을 눈치채자마자 동맹국들이 과거의 순종과 추종의 역사를 단숨에 청산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국과 슬금슬금 거리를 두고 있다.

이제 미국은 과거 워싱톤의 ‘포효’에 찍소리 내지 못하고 숨죽이며 살아왔던 하위 동맹국들이 돌변하여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베이징과 모스크바로 달려가며 합창을 하는 환청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증폭되어 고막이 터질 것만 같다.

“쫄리시면 뒈지던가!” ♪♩♬ . . . . . “쫄리시면 뒈지던가!” ♪♩♬ . . . . . “쫄리시면 뒈지던가!” ♪♩♬……. (무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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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제 아연실색 해하며 울분을 삭이는 것 외에 달리 어찌해 볼 방도가 없다. “세계 최고의 군사 강국” 미국이 ‘시리아 문제’ 하나 해결 못 하는 거야? 진짜 그런 거야? 하는 의문이 두더지 게임기에서 무작위로 튀어 오르는 두더지 대가리처럼 솟구쳐 올라오는 상황을 더는 통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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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상황이 반가울 따름이다. 어차피 그의 공약이기도 했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이행했으니, 유권자들에게도 떳떳한 일이다. 내친김에 그는 아프카니스탄 탈레반들과 슬그머니 만나 미군의 철수를 약속하며 ‘철군 이후’를 논의했다. 그의 처지에서는 그간 불필요한 전쟁을 하는 데 필요했던 ‘동맹의 응집성’ 따위가 해체되는 것은 슬퍼할 일이 아니라, 더할 나위 없이 축하해야 할 ‘복음’이다. 그가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과 다른 점은 더는 ‘남 좋은 일만 하는 불필요한 전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제 미국은 ‘숙주’로써 ‘기생충’의 ‘야욕’을 위해 중동 사막에서 벌이는 전쟁을 멈추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익과 연결되는 불가피한 전쟁이 아니라 ‘외부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미국을 파탄시켜가면서 말이다…….

그리고 어차피 메이저 원유 회사들도 세계 원유시장에서 원유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돈 되는 평화’를 선호한다. ‘영업 비밀’을 털어놓자면, ‘쌈박질 아수라장’ 속에서는 안정적 수익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석유 약탈”을 위해 중동에서 전쟁을 벌인다는 말은 미국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에너지를 구하기 위한 “침략의 불가피성”을 은근히 부추기는 말은 될 수 있어도 ‘경제의 논리’와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CEO 출신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미국이라는 ‘초국적 주식회사’에서 유별나게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만을 관철하기 위해 온갖 불법과 속임수를 벌이는 ‘일부’ 주주 집단을 주변화시키고 대신 회사 자체를 살리겠다는 것이 그의 ‘본질적’ 전략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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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