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I 미국의 “군사반란”과 시리아 철군 결정의 번복 I
/ 펜타곤의 주인은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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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전광석화(電光石火)와도 같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이 내려지고 나서, ‘아니나 다를까?’ 내심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말았다. 기대했던 철수가 돌연 취소되어버린 거다. 표면적 이유는 이렇다.
(1) 아직 ISIS 테러집단을 완전히 박멸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2) 우리의 우방인 터키가 우리의 친구인 쿠르드족(시리아 거주)을 공격하는 것을 막고 쿠르드족을 보호할 필요도 있다.
(3) 미군의 철군으로 이란이 이 지역서 최고의 승자가 되어 나대는 꼴을 볼 수는 없다.
공화당 사우스 캐롤라이나(South Carolina) 상원의원인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이 작년 12월 31일 트럼프 대통령과 점심을 나눈 직후 한 말이다. 《https://www.rt.com/news/447810-us-syria-withdrawal-graham/》
결론은 ISIS가 아직 완전히 퇴치되지 않았으니 “미국의 국가 안보 이해”가 위험하고 따라서 미군의 철군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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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탓한다.
“트럼프 그 사람은 말야…. 일국의 대통령이란 작자가 무슨 사춘기 얼라들도 아니고, 철군 결정을 했다가 하룻밤 만에 홀라당 뒤집고 그러는 거야…? 국정이 장난이야?…? 쯧쯧 쯧…. 참으로 걱정된다!“
번복의 이유가 트럼프 탓일까?
언제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듯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그의 ‘불안정한 성정’ 탓일까? 사려 깊지 못하고 매사 충동적인 그의 의사결정 스타일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그는 ‘미친개’처럼 진짜 미친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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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런 얘긴 주류, 비주류 할 것 없이 그 어느 매체에서도 하고 있지 않지만, 그 동네를 24시간 관찰하고 있는 어느 빠꼼이 연구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번복의 ‘진짜 이유’가 사실은 ‘펜타곤의 군사반란(military mutiny)’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https://strategika51.blog/2018/12/30/mutinerie-us-en-syrie/ 》
펜타곤은 트럼트 대통령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철군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시리아에 죽치고 버티라고 매티스(Mattis)가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에 비공식적 불법 명령을 하달했다”고 한다.
추리를 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화끈한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 결정을 역시 화끈하게 역으로 뒤집을만한 그 어떤 고도의 ‘작업’이 들어왔다는 거다. 물론 구체적으로 ‘공사’를 어떻게 쳤는지를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그런 걸 광고하면서 하고 다니지는 않으니까. 그런데도 우리 대부분이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있으니 생략하도록 하자.
이로써 우리는 트럼프의 철군 번복이 미국정치에 의미하는 것은 이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바로 ‘외부자들과 연계되어 미국 깊숙이 스며든 그 세력의 공식적/비공식적 압력에 하중을 받아 결코 꼿꼿하게 일어설 수 없을 만큼’ 미국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군부조차 장악하지 못하는 허수아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된다 해도 운신의 폭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0.001 미리 정도……. 는 있겠지만.
그래서 ‘미국의 국민을 위해’ 일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군 통수권자가 내린 결정도 아주 가볍게 ‘새털처럼’ 번복시켜 버리는 미국정치의 메커니즘, 그야말로 『1984』가 아닐 수 없다. 딱 그 소설대로다. 미국에 과연 ‘주권’이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우리도 그런 게 없는 것 같은데, 미국도 역시 없는 것 같다. 그럼 과연 누가 주인이지? 펜타곤의 실소유주가 진짜 주인일텐데….
새해 첫날부터 참으로 께름직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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