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 완정 시론

I 네덜란드, ‘나르코 국가(Narco State)’로 전락하다! I

 

2019년 12월 30일 / 국제정치 대표작가•신현철

 

Part I 기사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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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utch Are Waking Up to Discover They Live in a ‘Narco State’」
네덜란드 사람들, ‘마약 국가’에 살고 있음을 깨닫고 각성하다
by Nadette De Visser (나뎃 드 비쎄르 – 탐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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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hedailybeast.com/drug-traffickers-pot-gr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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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암스테르담, 풍차, 프란다스의 개, 스피노자, 랍비 메나세 벤 이스라엘 (Menasseh ben Israel, 1604-1657), 빈센트 반 고흐, 히딩크 감독, 박지성과 PSV 에인트호벤, 그리고 아크로바틱한 아트 싸커를 자주 선보였던 로빈 반페르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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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네덜란드가 ‘나르코 국가(Narco State)’, 즉 ‘마약으로 찌든 국가’가 되어가고 있다고 이 기사는 말하고 있다. 아니 이미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기사의 주요 내용을 점검하고 추가정보를 덧붙여 ‘창조적으로’ 비평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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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는 얼마 전 대낮 주택가에서 마약 유통 사건의 핵심 증인을 확보하고 있던 국선변호인이 갱단에 고용된 10대 ‘히트맨(hit man)’에 의해 총을 맞고 죽는 일이 벌어졌다. 그 증인이란 자는 이전에 마약 갱단의 일원이었는데 어떤 문제로 인해 갱단 보스와 사이가 틀어져 경찰에게 내부정보를 모두 불어버렸다. 그 보복으로 갱단은 마약 유통 비즈니스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증인의 동생을 총으로 쏴 죽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조직범죄 네트워크를 취재한다는 이유로 잡지사 파노라마(Panorama) 사무실 창문으로 오토바이 갱단의 사나운 총격이 가해졌다. 또 얼마 전에는 전국신문 텔레그라프(De Telegraaf) 건물에 갱단의 승합차가 돌진해 화염에 휩싸이는 일도 벌어졌다.

 

[이미지 1] 고(故) 더크 비예르숨(DERK WIERSUM) / 변호사 ☛ 네덜란드 역사에서 범죄세계가 정부 공무원을 살해한 최초의 사건이다.

 

[이미지 2] 살인사건 현장

 

[이미지 3] 고(故) 더크 비예르숨(DERK WIERSUM) 추모 현장

 

[이미지 4] 네덜란드에 기반한 국제 마약왕 모로코인, 리도우안 타기(Ridouan Taghi) ☛ 비예르숨(WIERSUM) 변호사를 죽이라는 청부살인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얼마 전 두바이에서 체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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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더 이상 안전한 국가가 아니다. 백주에 카페나 식당이나 관광명소 같은 대중이 운집해 있는 공공장소에서 ‘표적 살인’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거리를 지나가던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었던 사례도 더러 있다. 이제 암스테르담에서 살인과 폭력을 목격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시도 아닌데 호텔이나 바(bar) 같은 곳에서 수류탄이 터지기도 한다. 올해에 15건이나 수류탄 폭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상상해보자! 만약 서울에서 일 년에 15건의 수류탄 폭발 사건이 벌어진다고 생각해 보라. 이거야말로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닌가! 이뿐만이 아니라 얼마 전에는 갱단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물담배 피우는 곳인 시샤 라운지(shisha lounge)의 건너편 게토 지역에서 절단된 사람의 목이 나뒹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말이지 믿기지 않을 만큼 잔인한 일이 지금 네덜란드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미지 5] 시샤 라운지(shisha lounge) = 물담배 피우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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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살인이라는 범죄는 이제 개인적 차원에서 발생하기보다는 조직범죄 네트워크의 명령에 따라 벌어진다. 주로 이민자들이 조직범죄 갱단을 만들어 범죄를 벌이고 있다. 마약 밀매가 그들의 대표 사업이다. 그것 말고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거래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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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대마초류의 소프트 드럭(soft drug) 소비국가에서 이제는 합성 마약의 ‘생산기지’로 변모해가고 있다. 1년에 약 200억 달러(우리 돈 20조 이상)의 엑스터시(ecstasy) 알약이 암스테르담에서 생산된다. 엑스터시 한 알의 제조 단가는 70센트 정도 하는데 소비자가가 15달러에서 25달러가량 한다고 하니 그 마진이 엄청나다. 그러니 자연히 범죄조직이 꼬이게 되고 마약 비즈니스는 점점 ‘전문화’되고 ‘세계화’된다.

[이미지 6] 유럽의 ‘엑스터시’ 복용 분포도 ☛ 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methylenedioxymethamphetamine, 줄여서 MDMA)는 ‘엑스터시(Ecstasy)’로 더 잘 알려진 향정신성 마약 물질이다. 위 분포도에서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핀란드에서 복용이 두드러지며, 엑스터시 최고 생산국에 걸맞게 가장 많은 소비를 보여주는 곳도 네덜란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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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네덜란드가 ‘마약 국가’로 가고 있음에도 이를 막아야 할 경찰은 손을 놓고 있다. 4년 전에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며 경찰 인력을 25%가량 대대적으로 감축하는 바람에 단속할 인력 자체가 부족한 것이다. 국경을 통해 오가는 화물조차 제대로 검색할 인력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약 유통은 아무런 제재 없는 ‘절대 자유’를 누리며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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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비즈니스로 거대화된 네덜란드의 이민자들이 핵심인 조직범죄단은 이제 부동산이나 서비스업 등 합법 영역으로 진출해 암스테르담의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킬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이제 네덜란드는 본격적으로 명실상부한 ‘나르코 국가(narco state)’로 이행하고 있다. 거리의 깡패들이 깔끔한 수트를 차려입고 합법적 비즈니스맨이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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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트맨들은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슬람 환치기의 일종인 하왈라(hawala) 방식을 통해 자금을 이전한다. 이 방식으로 거래하게 되면 계좌추적 같은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이슬람식 환치기 수법인 하왈라 송금으로 지난 3년간(2015-2017) 5,000억원대의 하왈라 불법송금 시스템 범죄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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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네덜란드는 이제 유럽으로 흘러들어 가는 대마초, 엑스터시, 코카인, 그리고 헤로인 등의 마약이 집결되는 ‘마약 허브’가 되었다. 벨기에 항구 도시 앤트워프(Antwerp)와 네덜란드의 로테르담(Rotterdam)을 거쳐 전 유럽으로 마약이 배포되고 있다. 로테르담의 경우에는 작년에 그곳에서 21톤의 코카인이 압수되었고 올해에는 31톤이 정부 당국에 압수당했다고 하니, 압수를 피해 실제 유통된 양이 어마어마하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간다. 놀라운 사실은 압수된 마약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론가 증발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경찰 또한 믿을 만한 존재는 아닌 듯하다. 멕시코 같은 ‘나르코 국가’의 특징은 합법적 정부의 기관들이 모두 범죄조직의 검은돈에 매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제 네덜란드 또한 그리되어 가는 듯하다. 압수된 마약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은 ‘검은 커넥션’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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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 항구의 경우 일 년에 약 1,400만개의 콘테이너가 이곳을 통과하는데, 이 중 단지 0.6%만이 내용물 검사를 받고 서둘러 다른 곳으로 운송된다고 한다. 회전율이 높아야 항만 당국이 돈을 버니 당연한 일이다. 전수조사 같은 걸 했다가는 항구는 곧 파산하게 된다. 그리고 로테르담 항구의 부패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돈만 되면 마약도 패스, 무기도 패스 모두 패스다.

[이미지 7] 로테르담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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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즉 초국적 글로벌리즘이 표방하는 국경개방, 경제개방, 자본개방, 금융개방과 제한 없는 노동과 자본의 이동은 결국 범죄 카르텔이 작업하기 좋은 코스모폴리탄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단순히 세계화의 ‘부작용’이 아니다. 세계화의 목적 자체가 주권국가의 통제를 우회해서 검은 경제가 지배하기 위한 범죄행위를 맘 놓고 편안히 하겠다는 것임을 알 필요가 있다. 그것은 마치 자기 집에 동네 어중이떠중이들 아무나 들락날락하게 만드는 것이랑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아래 통계는 네덜란드를 범죄 소굴로 만드는 이들이 외부인들임을 보여주는 실증적 통계 지표이다.

[이미지 8] 다양한 사법처리에서 네덜란드 현지인들과 비서구 이주민들이 차지하는 비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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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국가(narco state)’란 사회의 전반적 정치, 경제 구조가 마약 거래에 침투되어 영향을 받는 국가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이런 국가에서는 마약왕은 어떠한 사법적 심판도 받지 않는다. 미꾸라지처럼 피해 다닐 수 있다 사법당국과 경찰에게도 마약 팔아 번 검은돈이 그들을 부패의 고리로 옭아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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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네덜란드 인구 중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드럭 비즈니스에 연루되어 들어가고 있음이 발견된다. 정상적인 노동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은 쥐꼬리지만 자신의 노동을 마약 생산, 운송, 판매와 돈세탁과 관련해서 투여하면 수배에서 수십 배나 되는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점점 더 많은 청소년이 마약에 중독되는 것은 물론 그들이 마약 비즈니스에 깊숙이 연루된다는 점은 대단히 심각하다. 가령 이번 변호사 살해사건처럼 갱단 조직이 특정인을 표적 삼아 폭력 행위 혹은 살인을 위탁하는 ‘히트 잡(hit job)’은 거의 대부분 16살에서 20살 이내의 청소년들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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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네덜란드는 ‘나르코 국가(narco state)’가 되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드럭 머니에 의해 정치인들이 움직이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럽 대표 ‘마피아 국가(mafia state)’로 알고 있는 코소보(Kosovo) – 이곳을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 나 알바니아(Albania)처럼 현직 대통령이 마약 거래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으로 사임하거나 ‘장기밀매’나 ‘인신매매’ 같은 것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 네덜란드는 그 길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잘 살펴보면 나르코 국가니 마피아 국가니 하는 범죄국가들은 모두 미 제국의 궤도 안에서 그들의 후견과 백업을 받는 국가들이다. DPRK,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의 유라시아 저항국가 중에서 범죄국가는 없다.

2001년 미국의 아프칸 침공 이후 아프카니스탄은 아편 생산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더불어 아편을 재료로 만드는 헤로인(heroin)의 생산도 동반 상승한다. 이제 아프칸은 세계 헤로인 공급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필자의 다른 글에서 자세히 언급될 테니 일단 여기서는 국적도 뭣도 없는 현대판 동인도 회사들의 결집체인 ‘숙주 국가(host state)’ 미국이 러시아나 이란에 헤로인을 밀반입시켜 국가를 무너뜨리려는 노력을 부단히 한다는 것 정도는 짚고 넘어가자. 군사력으로도 안 되고 경제제재/금융제재로도 안되니 이제는 마약을 퍼뜨려 국가를 파괴하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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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네덜란드 현실에 관해서 많은 신선한 그러나 우울한 사실을 던져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사로서의 가치는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처럼 멀쩡했던 국가가 왜 범죄적 ‘나르코 국가’로 이행했는지에 관한 구조적 성찰은 우리의 몫이다. 마약 관련 기사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지식의 서술 정도로 이 글의 목표를 제한하고 이에 관해 간략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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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네덜란드로 돌아와서… 이 나라에는 ‘커피샵(coffeeshop)’은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대마류의 캐너비스(cannabis)나 해시시(hashish) 같은 ‘소프트 드럭(soft drug)’을 파는 곳이다. 거기서 뻑뻑 피우기도 한다. 암스테르담에는 현재 약 170여 개의 커피샵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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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11.
Coffeeshops in Amsterdam : Beginner smoker t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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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너비스(cannabis)는 대마초이며 마리화나(marijuana) 혹은 위드(weed)라고도 불리는데 그 종류는 수백 가지에 달한다. 해시시(hashish)는 대마초에 있는 THC를 농축하여 만든 것으로 대마초보다 그 약발이 몇 배나 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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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마약이라고 부르는 향정신성 약물은 모두 이해하기에는 종류가 너무 많고 소개하기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도 일단은 가장 기초적인 것만 추려서 이해해보자. 국제 정치 기사 중에서 마약 사건에 관한 기사는 빈출 기사에 해당한다. 속속들이 알지는 못해도 대강은 알아야 기사를 이해할 수 있다. 마약의 종류와 유통 경로 및 조직범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마약 국가(narco state)’의 개념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마약은 그 기능에 따라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억제제 – 대마초, 헤로인 (복용 후 축 늘어지며 세상이 슬로우 모션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이것들은 ‘다운필down feel’ 마약이다.)

(2) 흥분제 – 코카인, 필로폰 (복용 후 슈퍼맨이 되고 각성과 해탈의 기분을 느낀다. 그래서 이것들은 ‘업필up feel’ 마약이다.)

(3) 환각제 – LSD, MDMA(=엑스터시, XTC, X, E) (복용 후 올리비아 뉴톤존이 부른 노래처럼 ‘제너두 Xanadu[zǽnədjùː]’가 펼쳐진다. 즉 ‘무릉도원’과 ‘도원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안 해봐서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대충 그런 기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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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중독성에 따라 2가지로 분류된다. 하드 드럭(hard drug)과 소프트 드럭(soft drug)이 그것이다.

[이미지 9] 하드 드럭과 스프트 드럭

위의 이미지 컷에서 하드 드럭 중 빠져 있는 두 가지(필로폰, 아편)를 추가해서 취합해보면 하드 드럭은 모두 5가지가 된다. 그러나 (3)모르핀, (4)필로폰, (5)아편보다는 (1)헤로인과 (2)코카인이 ‘국제 마약 시장’에서 ‘대표 마약’으로 활발히 유통되고 있으며, 이 두 가지가 현대 마약의 대명사다. 헐리웃 영화 보면 꼭 나오는 단어들이 있으니 그게 바로 헤로인과 코카인이다.(위 ppt 차트에서 두 개의 지운 자국은 니코틴(nicotine)과 카페인(caffeine)이다. 이들도 물론 어느 정도 중독성이 있기는 하지만 ‘마약’으로 분류되지는 않기에 삭제하였다.)

 

I 하드 드럭(hard drug)

(1 ) 헤로인(Heroin) – ‘아편’을 정제하여 가공한 것(약전명은 디아모르핀)
(2) 코카인(Cocain) – 코카잎서 추출
(3) 모르핀(Morphine) – ‘아편’에서 추출함. 진통작용이 강하고 의학용으로 쓰임. 프로포폴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
(4) 필로폰 (Philopon) – 히로뽄, 히로뽕(ヒロポン) = 일명 ‘뽕’ =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5) 아편(opium) = 천연 마약 (‘아편전쟁’의 바로 그 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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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편(opium)은 2001년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이후 거기에서 폭발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재료로 만들어진 정제마약 헤로인(heroin)이 국제 마약 수요의 90% 이상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하니 아편에 대해서는 좀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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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아편은 양귀비의 덜 익은 열매에 상처를 내어서 흘러나온 액즙을 응결시킨 것을 말한다. 황갈색 및 암갈색으로 특이한 냄새(달콤하고 톡 쏘는 향)가 있고 강한 쓴맛이 난다. 고대 이집트에서 아편을 진통제로 사용했다는 파피루스 문헌 등 여러 기록으로 보아 아편은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의학적 용도 또는 쾌락의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천연마약인 아편에는 코데인과 파파베린, 테바인, 노스카파인 등의 20여 종의 알카로이드를 함유하고 있으며, 주성분은 모르핀(약 10% 정도)이다. 이들 중 모르핀, 코데인, 헤로인, 코카인 등의 추출 알카로이드는 마약으로 분류된다. 아편에서 추출한 천연 알칼로이드, 천연 알칼로이드에서 유도한 반합성 알칼로이드, 그리고 처음부터 화학약품에서 합성하였으나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 성분을 아편유사제(오피오이드, opioid)라고 한다. 아편유사제는 의료적으로는 주로 급•만성 통증의 조절에 사용된다. 중추신경계의 아편유사제 수용체에 작용하며 통증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여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그 외 호흡 및 기침 억제 작용, 위장관의 연동운동을 감소시키는 작용 등이 있어서 진해제, 지사제 등으로도 사용된다.

(ㄴ) 아편을 투여할 경우 전반적으로 중추신경계가 억제되어 기분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데, 주로 고통 완화, 졸린 듯한 상태에서 편안감, 의식혼탁, 무감정, 주의집중장애, 기분 고양, 황홀감, 불안 감소, 자존심의 증가 등을 느끼게 된다.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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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0] 아프카니스탄의 아편 재배지 ☛ 생아편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지 11] 양귀비로부터 채취한 생아편 ☛ “아편은 양귀비의 덜 익은 열매에 상처를 내어서 흘러나온 액즙을 응결시킨 것이다.” Raw opium from Dara-i Mazor (May 2017). Photo by Franz J. M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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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이미지는 132개의 연구 논문에서 하드 드럭과 소프트 드럭으로 지목된 각종 화학 물질들을 정리한 것이다. 가장 하드한 것은 코카인이고 다음은 헤로인이다. 반면에 대마초(cannabis)의 화학성분인 캐네버노이드(cannabinoids)와 알코올은 가장 현저한 소프트 드럭으로 지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미지 12] 132개 논문에서 하드 드럭과 소프트 드럭으로 예시된 물질들의 빈도를 정리한 도표(Janik et a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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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마약 재배와 유통에 대해 살펴보자.

A. 헤로인 루트

헤로인 3대 생산지는 아프카니스탄, 콜롬비아, 멕시코이다. 유통 루트는 대표적으로 3가지가 있으며, 유럽으로 향하는 발칸 루트(The Balkan Route)가 가장 눈에 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프리카 루트가 더 활발하다. 아무튼 아프가니스탄은 전 세계 아편의 90%, 따라서 헤로인의 90%를 공급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재배된 아편의 거의 절반 가량이 파키스탄을 거쳐 다른 곳 – 주로 네덜란드와 영국 – 으로 유입되는데, 파키스탄 자체에는 헤로인 사용자가 거의 없다. 그러니까 파키스탄은 헤로인 유통의 경유지로서 자국 영토를 통과시켜주고 통행세를 받지만 헤로인이 적극적으로 유통되거나 소비되는 국가는 아니다.

[이미지 13] 헤로인 유통 루트

B. 코카인 루트

아래 이미지에서 코카인 유통 경로를 보면 남미에서 북미 지역으로 가거나 유럽으로 가는 두 가지 루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중•남미 코카인 3대 최대 생산국은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다. 그리고 전세계 코카인 소비량은 북미가 40%, 유럽이 30%, 남미가 20%, 기타 지역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이미지 14] 코카인 유통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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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유럽, 남미… 세 지역 모두 숙주국가 미국이 움켜쥐고 있는 가신국들이다. 이 지역들에서 코카인 소비를 90% 가량 하고 있는 것이다. ‘아편전쟁’은 끝났지만 아편으로 만든 1급 마약 헤로인의 공급은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전세계 모든 곳을 촘촘히 감시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세계의 눈’인 미국의 NSA나 CIA 같은 정보기관이 마약 원료 재배지와 마약 제조업자들과 마약상들을 못 잡는다…??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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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청나라를 아편으로 파괴한 영국 동인도회사의 가장 수지맞는 비즈니스 중 하나가 아편 판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의 동인도회사 후예들 또한 동일 비즈니스 종목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으로 아편 판매가 더 이상 불가능해지자 이제 그들은 판로를 미국과 유럽으로 돌렸다는 정도는 알아두도록 하자. 이 마약장사꾼들에게는 조국도 없고 애국심도 없고 가장 기본적인 인륜도 없다. 그런 거 중에 하나만 있어도 마약 장사 못한다. 그리고 이들은 독자적 세력이 아니다. 숙주국가 미국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본업 즉 ‘메인 잡(main job)’이다. 이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개된 비밀’이다.

 

[이미지 15] 아편, 코카인 생산량 변동 추이(1998-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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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핸드폰으로 뭘 들여다 보고 있는지까지 모두 훤히 꿰뚫고 있는 워싱톤의 사찰 빅 부라더(big brother)가 ‘마약과의 전쟁’에서만 유난히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그 비즈니스를 경영하기 때문이다. IS 테러군단을 조직해 운용하면서 자기들과는 상관없다고 발뺌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동일한 속임수 패턴이다. 국제정치는 국제범죄학의 연장이다. 숙주국가 미국을 이용해 다양한 영역에서 살벌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는 글로벌 범죄를 끊임없이 양산하는 현대판 동인도 회사의 기생충 후예들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 그 악마적 존재들이 구사하는 범죄 메커니즘을 두루 통섭하는 것이 모름지기 뭘 좀 아는 사람들의 세상물정 알기 커리큘럼이 되어야 할 것이다. ㅡ [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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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