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 완정 시론

I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와 <리비아 투자 공사(Libyan Investment Authority)> 금융 초짜 덤앤더머들 이야기 I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I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와 <리비아 투자 공사(Libyan Investment Authority)> 금융 초짜 덤앤더머들 이야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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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피는 이라크 후세인의 비참한 말로(末路)를 보고 경악하고 겁에 질려 미국에 투항한다. 미국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트집 잡아 2003년 이라크 침공을 단행하자 다음 공격 목표는 자신이 될 것 같은 위기의식에서 그는 그해 12월 핵무기 프로그램을 자진 폐기하고 미국에 무릎을 꿇고 자신을 스스로 무장 해제시켰다. 그로부터 정확히 7년 10개월 후 가다피는 리비아 시르테 지역 배수관에서 붙잡혀 죽음을 맞이했다. 그게 2011년 10월 20일 일이다.

 

2
리비아는 군사 분야만 무장해제 시킨 게 아니었다. 국가 전체를 ‘홀딱’ 개방했다. 어제의 적들에게 대문을 활짝 연 후 미국의 ‘공사쟁이들’은 리비아에 입국해서 거기서 7년 10개월간 무슨 ‘공사’를 쳤을까……? 리비아가 이제 ‘회개’를 하고 미국 품에 안겼으니, ‘착한’ 리비아를 적극적으로 도와 부국강병의 길로 가게끔 인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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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예상대로다. 바로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그 대답이 정답이다. ‘서구’ 국제정치는 기본적으로 장르가 《범죄 느와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3
나라 문이 열리니까 . . . 삼천리 밖 돈 냄새도 맡을 수 있다는 국제 금융 피라냐( piraña) 떼들이 먹이를 찾아 수도 트리폴리로 몰려들었다. 가장 선두에는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직원 유세프 카바지(Youssef Kabbaj)가 있었다.

그는 사막에서 낙타 타고 해맑게 노닐던 이 리비아인들에게 도박 비스무리한 ‘파생상품’을 대량으로 팔아 쳐먹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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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리비아 “친구들”에게 온갖 향응을 제공했다. 뜯어 먹기 전에 이 낙타 친구들을 잘 삶아 놓고 구워놓기 위해서였다.

그의 리비아 “친구들”에게 ‘금융 연수 프로그램’이라는 명목 아래 트리폴리 촌놈들을 삐까번쩍한 런던 중심가에 데려와 골드먼 삭스 회사카드 쫙 쫙 긁어가며 런던 최고 일식집에 데려가서 100만원 짜리 식사도 쏘고 여흥삼아 겜방에 가서 157만원 어치 오락도 시켜주고 뮤지컬 《반지의 제왕》도 관람시켜주고 하면서 ‘기쁨관광’을 만끽시켜 주었던 것이다.

‘고오갱님’이기 전에 ‘브라더’이며 ‘프랜드’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게 목적이었다. 유세프 카바지는 이처럼 그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실히 다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투자’를 권유했다. 투자가 아니라 사실은 금융카지노 도박판인 ‘위험 천만한’ 파생 금융상품에 뛰어들게 만든 것이었다.

 

5
그 결과는 ‘재앙’이었다. 이 어리버리한 금융 초짜 <리비아 투자 공사(Libyan Investment Authority)> 덤앤더머들은 리비아 국가자산 12억 달러 ( = 1조 3460억원)를 다 날렸다. 그 간 석유 팔아 쎄빠지게 번 돈을 모두 다 날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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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비아 투자 공사(Libyan Investment Authority)> 덤앤더머들은 골드만 삭스를 상대로 자신들이 사기를 당했다며 재판을 걸었는데 판결은 골드만의 승리였다. 사기 같은 것은 없었고 그냥 정당한 영업행위라는 판결이었다. 아니 다른 곳도 아니고 미국서 그것도 골드만을 상대로 낙타 친구들이 재판을 걸어 뭘 어째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더욱 더 덤앤더머스러운 거 아니겠는가!

게다가 재판이 치뤄진 2016년은 가다피 죽고 나라가 카오스가 된 후다. 더 이상 ‘나라 아닌 나라’의 그것도 일개 투자공사 나부랭이가 과거에 당한 걸 억울하다며 호소하는 재판에서 이길 턱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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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지 모르겠다. 피라냐들로부터 얼마나 뜯겼을까???

‘전수조사’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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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