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I 강화도 음악 축제 구경 후기 I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I 강화도 음악 축제 구경 후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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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이번 여름 강화도의 ‘들이대 숲속 캠핑장’에서 열린 음악 축제는 참신한 인디 밴드들의 통통 튀는 노래들을 발견해서 그 소득이 적지 않았다. 8월 17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쉬지 않고 달렸던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총 40팀의 밴드와 가수들이 참가했다. 그러니까 이게 . . . 가수 따로 관객 따로 뭐 그런 보여주기 식 ‘공연용 축제’가 아니라 거기 온 사람들이 다 음악 하는 사람들이고 건너건너 끼리끼리 서로 아는 사이들이라 그냥 지들끼리 즐기러 온 축제였다.

2
가장 인상에 남는 뮤지션은 ‘에고펑션에러’(Ego Function Error = 자아 기능 오류)라는 이름을 가진 사이키델릭 펑크록 4인조 밴드(여자3인+남자1인) 중 남자 멤버 김꾹꾹(퍼스트 기타)이었다. 정말 전자 기타를 이렇게 통통거리며 신나고 흥겹게 잘 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축제 맨 마지막에 이 김꾹꾹과 사토 유키에와 일본 여자 뮤지션 판키(Pankie, 보컬/베이스 기타)가 즉흥 결합해 한판 난장을 깠다. 판키의 노래도 일품이었다. 단순한 사이키 노랜데 이상하게 매력이 있었다. 하여튼 이 셋이 공연할 때 거의 ‘광란의 도가니’였다.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신들린 또라이 무당 셋이 굿판을 벌이며 영매(靈媒) 짓을 하는 것 같았다. 김꾹꾹은 지미 핸드릭스처럼 기타를 이빨로 물어뜯질 않나, 감전되는 시늉의 퍼포먼스를 하질 않나 . . . 다른 평범한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기행을 많이 보여줬다. 완전 ‘샤먼 뮤직’(Shaman Music)의 탄생이다!!! 난장이 하도 지랄 맞게 재밌어서 폰 촬영도 잊고 나도 멍하니 서서 침 흘리며 구경만 했다. 공연을 보는 구경꾼들 혹은 다른 동료 뮤지션들도 모두 미쳐 날뛰었다. ‘미친 개’가 되었다. 그런데 그게 아름답게 느껴졌다. 타인 의식하는 개폼 안 잡고 음악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원시 본연의 상태로 돌아갔다. 웃통까고 . . . 허공에 물 마구 뿌리고 . . . 개자세를 취하며 몸도 마구 흔들고 . . . 내가 보기엔 LSD 쳐먹고 공연해도 저것보다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도 신기해서 공연 끝난 다음에 별도로 찾아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판키가 자기 노래 3곡이 담긴 CD 한 장을 건네주었다. ‘준비된 뮤지션’이었다. 집에 와서 CD로 들어보니 거기서 들었을 때 받았던 감흥은 안 생긴다. 역시 쌩으로, 라이브로 듣는 이유가 다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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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mys-Y7LC7R0

에고펑션에러(Ego Function Error) – 코뿔소 (20190622 컨벤트)
ㅡ 김꾹꾹의 기타 리프가 무척 흥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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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주 출신의 4인조 밴드 ‘송장벌레’는 몽환적이고 우울한 사이키델릭 음악을 들려주었다. 듣는 것 자체만으로 급우울해진다. ‘자살 유발곡들’이다. 가사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노래 분위기가 ‘종말론적’이다. 숨막히는 현실을 버텨내지 못하고 마침내 정신이 ‘삥’하고 돌아버린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같았다. 꿀꿀이죽 같은 인생을 살다 살다 지쳐 마침내 정신병동에 끌려간 사람들이 절규하며 부르는 노래 같이 들렸다. 절망 일변도의 주변 상황 그러나 아무리 봐도 탈출구는 없고. . . 그렇다고 ‘팍’하고 죽지도 못하고 그냥 어거지로 꾸역꾸역 살아가는 ‘가짜 삶’에 지친 사람들. . . [Divine], [You say] . . . 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사람들이 뉴질랜드 2인조의 공연이 최고 하이라이트였다고 하던데 하필 그 시간에 깜빡 자느라 못 들었다. 억울하다!

4
어차피 우리 사는 세상이라는 게 자세히 분석해 보면 ‘악령이 드리워진 재앙의 몬도가네’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고 한숨만 쉬다가 절망에 밀려 죽을 수야 없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축제에서 내가 발견한 가장 밝은 노래를 한 곡 들어보자! 좌측이 사토 유키에, 중간이 은영, 우측이 미유(Me You)다. 일본어로 불러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 하나는 매우 밝다. 뭐 솔직히 잘 부르는 노래는 아니다. 그러나 꾸미지 않고 그냥 소박하게 불러서 그런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5
노래 끝나고 나서 은영씨와 인사도 나누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서 오래 살았단다. 그리고 지금은 일본문화 전문 인터넷 방송에서 리포터도 하고 클럽에서 노래도 한단다.(노래는 최근 시작한 것 같다.)

은영씨는 8월 23일(금요일) 오후 8시 홍대 하루에서 게스트로 출연해 사토 유키에씨와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Tel. 02-332-5112 /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66-3 지하) 연습 많이 했다니 아래 영상에서보다는 노래를 더 잘 부르지 않을까 싶다. 여기 분위기는 공연이라기보다는 같이 낄낄거리며 한바탕 노는 것에 가깝다. 물론 가끔 실력파 가수들(밴드들)이 오기도 한다. 시간 되는 사람들은 여기 가서 ‘밝은 불금’을 보내도 좋을 듯 싶다. 사토씨는 최근 아베 땜에 미치겠다고 한다. 자기도 아베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새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자기 같은 일본 사람은 공연에 안 불러줘서 ‘경제적 타격’이 크다고 한다. 홍대 하루는 사토 유키에 씨의 전용 공연장이나 마찬가지니 근처 가까운데 사는 사람들은 ‘반(反)아베 친한 일본인 돕기 차원에서’ 공연을 보러 가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재능 있는 인디 밴드들이 여기서 공연 무지하게 많이 한다. 이 공연장은 나이든 사람도 대환영이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기 받아서 젊어지는 거다. 맨날 비스무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비스무리한 나이의 늙수구레한 또래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면 쉽게 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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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