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I “터키의 나토 탈퇴”, 진짜인가? I
/ 터키를 통해 본 최근 중동 북아프리카 정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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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가 두마 부의장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라는 분이 있다. 이 분이 좀 코믹하고 괴팍한 4차원인데 ㅡ 그래서 신빙성이 많이 떨어지기는 하는데 ㅡ 자신이 터키 이스탄불에 가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직접 만나 두 번이나 대면한 회담에서 “터키는 기꺼이 나토(NATO)를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을 자신에게 전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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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터키 대통령과 두 번 만났는데, 글쎄 그가 내게 개인적으로 터키가 “나토에서 기꺼이 탈퇴할 용의가 있다”는 거야…. 지리노프스키가 러시아 방송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아래 유틉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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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냥 한 번 해보는 소린지 아니면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에 ‘간 보려고’ 일부러 러시아 4차원 정치인에게 툭 한 번 던져본 건지 아직 정확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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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에르도안의 ‘잔대가리’는 보통이 아니다. 정치 10단도 훨씬 넘는다. 중동서 터키 빠지면 나토는 ‘빵꾸난 타이어’다. 사실 ‘미세한 빵꾸’가 난 지는 벌써 몇 년 됐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까지는 레짐 체인지 성공했는데 시리아의 아싸드 정권(아랍 사회주의 바트당)에서 실패하고 ㅡ 러시아의 개입과 이란의 도움으로 ㅡ 베네수엘라에서도 ‘가오’를 구기면서 미 제국의 세계 경영 능력이 이제 한계에 봉착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동안 사우디의 동생으로 시리아 전복에 온갖 궃은 일 ㅡ 예를 들면 화학무기 살포를 시리아 아싸드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우는 역할 ㅡ 을 다해왔던 카타르가 ‘배신 때리고’ 이란으로 붙어 버리면서 한때 사우디가 ‘대노’ 하면서 외교 관계 단절까지 선언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카타르가 터키와 대단히 밀접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양자 다 같이 무슬림형제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삼는 정치세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걸프 석유 왕정 자체는 분열된 것으로 봐야 하겠다. 그리고 만약 예멘에서 사우디 타도 후티 안사룰라 반군 ㅡ 이란과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 ㅡ 이 예멘을 접수하게 되면 아라비아 반도에서 사우디의 사우드 왕가는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수도 있다. 뭐 그럴 리는 없지만 만약 사우디가 거기 주둔한 미군 빼고 ‘다이다이로’ 이란과 맞짱 까면 반나절이면 사우디 수도 리야드는 점령당한다. 그만큼 양자 간 군사력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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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몰락 일로의 “팍스 아메리카” 지층 균열은 이미 카타르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동시적으로 ‘친이란 이라크 시아파의 부활’로 이어지면서 지진파가 확산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터키가 나토(NATO)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예상함은 물론이다. 또 리비아에까지 개입하면서 북아프리카까지 이르는 광대한 영역에서 미국은 더는 발붙일 곳을 상실하게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동의 지배권 상실을 의미한다.
이런 와중에 만약 터키와 이란이 동맹이라도 맺게 되는 날이면, 그야말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이제와는 전혀 다른 지역 질서가 들어서게 된다. 다극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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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터키는 카타르와 소말리아에 비록 미미한 수준이긴 하나 버젓이 ‘군사 기지’를 갖고 있다. 이제 터키 영향력이 리비아까지 퍼지면 지금 현재 미국 대신에 북아프리카 지역을 관리하는 ‘프랑스’와 격돌을 일으키게 된다. 아니 벌써 양자 간에 격한 싸움이 시작된 상태다. 프랑스는 2016년 ‘아르메니아 인종학살 부인 금지법(the Gaysot Law)’을 통과시킴으로써 터키를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는 터키의 아킬레스건인 ‘쿠르드 문제’를 이용하면서 ‘터키 팽창’을 견제하고 있다. 물론 지금으로선 그게 커다란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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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톤 소재 네오콘(Neo-cons) 씽크탱크인 안보정책센터(Center for Security Policy)는 최근『터키는 더 이상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다: 신 터키 칼리프 에르도안과 신흥 지하디스트의 서구 위협 Ally No More: Erdoğan’s New Turkish Caliphate and the Rising Jihadist Threat to the West』 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에서 센터는 터키가 이미 미국의 우방이 아니라 ‘적성 국가’임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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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미 정보부 자료를 토대로 에르도안 이슬람 정권의 “비밀”을 폭로하며 ‘무슬림형제단’ 정체성을 가진 에르도안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즉 에르도안이 이제껏 친서방, 친 나토, 친이스라엘 코스프레를 해왔는데 이제 힘이 좀 생기자 ‘가면’을 벗고 전 세계의 ‘움마화’를 실현하려는’ 이슬람 본색과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고 맹렬히 성토하고 있다. 미국 주류 언론 논조도 이와 거의 일치한다. “터키는 이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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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미 제국의 궤도에서 벌써 이탈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는 너무나 많다. 그 중 몇 가지만 들어보자.
(1) 터키의 미 공군기지를 사우디로 쫓아냄.
(2) 나토(NATO) 탈퇴의 시기를 엿보고 있음.
(3) 터키 내부에서 미국이 조종하는 EU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확산하고 있음. (“더러워서 거기 안 낀다!”)
(4) 러시아와 적극적 군사-경제 협력 돌입함(S-400 구매 완료, 가스 파이프 라인 건설).
(5) 중국과 위구르 문제에 전향적으로 합의함. (“위구르 인들이여, 중국은 우리의 동지이니 동투르키스탄이니 뭐니 하면서 독립운동 같은 거 하지 말어!”) ㅡ 신장 위구르 자치지역에는 투르크 민족이 대다수인데, 미국이 뒤에서 지원하며 “독립”을 부추겨 왔음.
(6) 시리아 지역 쿠르드와의 전쟁(Operation Olive Branch, 2018. 1. 20)
(7) 키프러스에 터키 세력 강화를 위한 “호전적 도발”.
(8) 리비아에서 친미 군벌 칼리파 해프터와의 전쟁 선포.
터키가 이제 다시는 ‘미국의 친구’가 아니라는 증거는 자고 나면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따라잡기도 힘들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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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래 유틉에서 ‘러시아 정계의 특급 개그맨’ 지리노프스키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터키가 나토에 계속 ‘죽 때리면서’ 미-러 사이에서 곡예사처럼 줄타기하며 레버리지로 한껏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쿨하게 ‘확’ 탈퇴해 버리고 ‘새살림’ 차릴 것인지……. 그것이 알고 싶다!
참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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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
2019. 7. 16
Zhirinovsky Proven Right! Turkey On the Brink of Leaving NATO, Breaking Ties With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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