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ㅡ ‘관리권력(managerial power)’에서 ‘주권권력(sovereign power)’으로
2020년 05월 18일 ·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관리권력(managerial power)’에서 ‘주권권력(sovereign power)’으로 /
2020년 05월 18일 ·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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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5.18광주항쟁 40주년 특별대담」을 시청해보자. 두 분의 현대사지식 내공과 관점 그리고 음성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1시간 54분 52초의 대담이 10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휘리릭 눈깜짝할 새 끝나버린다. 그만큼 흥미롭다는 얘기다.
사회자: 정성희 <소통과 혁신> 연구소장
대담자: 강진욱 연합뉴스 기자(『1983 버마』의 저자)
방송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EUKm3v0oy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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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대담에서 우리가 도출해낼 수 있는 역사 교훈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한국이 ‘주권권력(sovereign power)’이 아닌 ‘관리권력(managerial power)’이며 아메리카 제국이 지정해 놓은 2개의 궤도에서 벗어날 때 가차없이 관리권력을 날려버린다는 것이다. 2개의 궤도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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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관리권력의 관리능력에 누수가 생기는 경우다. 이승만 정권의 몰락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예속동맹국의 친미정권이 통치 정당성의 형식적 최저 기준조차 충족시키지 못할 만큼 부패해 ‘관리’의 공백이 생겨 대중의 불만이 고조되고 따라서 그 정권에 대해 대중들이 강한 저항감을 가지게 될 때, 미국의 해당 종속국가의 간접 지배는 위험에 빠지게 되며, 이 때 워싱톤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관리부실 부패 독재권력을 가차없이 날려 버린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부실 정권을 무너뜨리는 한도 내에서만 광범위한 대중봉기를 허용하고, 정권이 붕괴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을 싹 닦고 ‘질서’를 회복해 버리는 게 통상적 수순이다. ‘4.19’가 그런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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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입장에서는 예속 동맹국에서 ‘독재’와 ‘민주주의’ 중 특별히 어느 하나를 시스템으로 선호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이익 ㅡ 정확히 말해 미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과두의 이해, 지정학적, 군사적, 정치경제적 이익의 총체를 지칭함 ㅡ 을 해당국에서 실현시키기 위한 정교하고 세련된 대중 조작통제 ‘관리 능력’을 가진 정권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건 상식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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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박정희 유신정권의 몰락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미국의 허락 없이 ‘독자 행동’을 하거나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거스르는 ‘객기’를 부리면 골로 간다는 것이다. 이미 허용 시효가 끝난 국가주도 경제모델을 막무가내로 지속한다든지, “자주 국방”을 기획한다든지 심지어 ‘핵무기’를 가지겠다는 야무진 꿈을 꾼다든지 하는 행위는 예속동맹국의 ‘관리권력자’가 가져서는 안 되는 야망이다. 박정희 대통령을 저 세상으로 일찍 가게 만들었던 핵심적 이유는 ‘관리권력’에 불과했던 자신의 권력을 ‘주권권력’으로 착각해서 벌어진 변고(變故)였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다. 그게 바로 박통이 궁정동에서 김재규의 총탄을 맞게 되는 ‘10.26사태’의 본질이다. 그래서 박통은 ‘그때 그사람들’ 중 한 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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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때 그사람들] 중 한 장면
4인조 밴드 <자우림>, 김윤아의 노래
김윤아가 부른 노래 원곡
미야코 하루미(都はるみ) – 기따노야도까라 「北の宿から」(북쪽 숙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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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에서 보면 박정희 대통령을 추앙하는 국내 “보수우파”는 친미가 아닌 ‘열혈 반미’로 가는 게 논리적으로 맞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숭미’를 기본으로 깔고 군사적으로는 울트라 네오콘이즘과 정치/경제적으로는 글로벌리즘 노선을 변함없이 줄기차게 견지하고 있다.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다. 자신들이 추앙하는 “위대한 지도자” 박통을 제거한 ‘철천지 원수’ 미국을 왜 추종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는 그들이 내적 통일성을 갖춘 일관된 ‘정치 영혼들’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탈구된 영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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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좌우 개념의 본산인 근대 유럽정치 지형에서 ‘우파’란 반(反)외세적이고 반(反)근대적이며 반(反)자본주의 반(反)글로벌리즘 향토주의에 기반한 애국주의 사상 체계를 가진 토착 존재들이다. 더 나아가 그들은 ‘자유민주주의’ ㅡ “프랑스혁명” 한참 뒤에 형성된 제3공화정에 와서야 비로소 제도로 자리잡은 ㅡ 에 대해 ‘국왕시해라는 패륜을 저지른 과두세력과 그 부역자들이 공조해 만들어낸 파렴치한 정치지배 시스템’으로 규정하고 극도의 적의와 혐오를 드러낸다. 2차 대전 패전 후 미국의 기지국가로 전락해버린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친미 반공국가’로서 대중/대러 전진기지 역할을 미국으로부터 강제 받았다. 한국에서 ‘우파’란 말은 – 일본 우파와는 사뭇 다른 특성을 가지며 – 미국이 의도한 이러한 지정학적 임무를 수용한 <친미반공 자유민주주의 시장세력>을 의미한다. 이들은 우파의 원래적 의미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존재들이다. ‘친미반공’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은 지정학적으로 대서양 해상제국주의 세력에 편승하는 매국 세력이며, 멀쩡한 군주를 살해하고 흥건한 핏물 속에서 태어난 ‘자유민주주의’라는, 근대 과두통치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통제 민주주의(controlled democracy)’를 신봉한다는 측면에서 과두제 지배를 위한 인민통제 세력이다. 게다가 경제 강자의 폭주를 제도적으로 용인하는 ‘시장 만능’을 신봉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은 친자본 세력이다. 이런 세력은 근본적으로 우파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들은 우파라는 용어를 탈취한 글로벌리즘 지배 부역세력에 불과하다. 한 해 이래저래 6조원 가량을 갈취하며 우리의 등골을 빼가는 주한미군, 전국토를 오염시키며 사람 못 살게 구는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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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 자이언트들이 알짜 국내기업들을 장악해 최대 주주로 군림하며 천문학적 이윤을 회수해가며 – “92년 증시개방부터 2013년까지 그들이 긁어간 현금배당액은 53조 3000억원이다” – 우리 경제의 중추를 장악하고 있는 탓에 “한국에서 생산된 국부를 국민경제의 다른 부문에 재투자할 수 없게 되었다.”[1] 주1) 영구적으로 수익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이윤 흡입구조는 “기업의 투자 부진과 고용악화를 일으켜 내수시장을 붕괴시키고 국민들의 삶을 빈곤으로 몰아넣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노동권리 실현인 취직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 이 기괴한 현실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부정적 분노만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교육을 받았으면 일을 할 공간을 주어야 하는 게 정상적 사회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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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차익 실현을 통해 단기에 자본이익의 회수를 도모하는 (영미식) ‘주주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기업 인수합병과 노동자 대량 감원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고 곧바로 빠져나가는 투기적 행태를 동반한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가 기업들을 인수해 방만한 경영을 합리화시킨다는 미명하에 노동자들의 살을 전기톱으로 도려내며 피 튀기는 수술을 거쳐 되팔아 수익을 챙기는 이러한 영미식 몬도가네 주주자본주의를 시스템에서 뜯어내지 않고서는 답이 없다. 우리의 고통은 1도 줄지 않는다. 자본의 일반 운동 어쩌구 하는 음풍농월을 일삼으며 경제 양아치들이 초스피드로 활개짓 치는 세계 실물경제에 무지한 채로 고답적 쓰레기 경제서나 뒤적거리고 있을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 모두가 문제야”라고 선언하기 이전에 자본주의에는 상당히 여러 종류가 있으며. (1)우리가 치를 떠는 자본주의 형태가 바로 ‘영미 주주자본주의’라는 것을 깨닫고 동시에 모든 자본이 이처럼 한결같이 단기수익 실현을 위해 광분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합의와 통제가 이루어지는 속에서 ‘자본’은 국가의 비약적 발전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속성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결국 자본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 속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독사(毒蛇)가 물을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더해 (2) 더 이상 현물로 뒷받침할 근거가 없는 화폐인 미달러를 펜타곤 폭력에 기반해 계속 살포하며 부채를 만리장성처럼 쌓아가며 교묘히 부를 이전시키는 월가 강도들의 사적 금융을 파괴하고 공공금융을 건설하지 않으면 인류는 솔직히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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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가지 경제 중추에 개혁 없이 “경제민주화” 운운하는 것은 정말이지 ‘개드립’에 불과한 것이다. 왜 굳이 흉물스러운 영미식 주주자본주의를 채택해서 소수 대주주가 국민들이 쎄빠지게 창출한 부를 모두 싹쓸어 담아가게 만드는가 말이다.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 자금을 끌어와 기업을 사서 온갖 난도질를 쳐서 되파는 ‘차입인수방식(LBO)’ 기업팔이 방식이 과연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제활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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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 자이언트들에게 국가를 초월하는 무소불위의 사적 경제권력을 부여하는 자유무역협정(FTA)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게 무슨 놈의 우파인가? 지배 과두들의 피리소리에 혼이 유출되고 정신이 방사된 좀비들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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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보 VS. 보수>라는 기괴한 대립항을 폐기하고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빼박’ 대립구도인 <글로벌리즘 VS. 주권주의>의 프레임을 장착해야 한다. 우리 정치에서는 “진보”는 거의 80% 이상 글로벌리즘 좌파다. 그들은 글로벌리즘이 획책하는 어젠다 실현을 위해 말랑말랑한 ‘좌파적’ 레토릭을 구사하면서 대중을 유인하는 게 존재이유다. 정확히 말해 그들은 ‘좌파적’일뿐 진짜 좌파의 긍정적 특성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니… 적들의 사회분단 2대 책략인 맹독성 페미니즘과 소수자 정치라는 미끼를 덥썩 물고 진보로 착각하는 국경 파괴, 사회분열 ‘소로스(Soros) 진보’가 좌파와 무슨 인연이 있단 말인가! 국내 “보수”는 거의 90% 이상 글로벌리즘 우파다. 원래 의미의 ‘인민 우파’가 아니라 미패권 수호라는 글로벌리즘 군사 어젠다 수행을 뒷바라지 하는 ‘펜타곤 보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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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진보”와 “보수”는 양자 공히 글로벌리즘을 지탱하는 양대 기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데올로기와 사회운동 영역 또한 ㅡ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ㅡ ‘통제’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저항’도 허용 받은 범위 안에서만 수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선을 넘으면 ‘철퇴’를 면치 못한다. 글로벌리즘에 동조하는 사회운동을 해야 ‘삼시 세끼’를 해결할 수 있다. 그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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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리의 역사 속에서 아마도 의병운동과 항일구국운동의 주축이었던 ‘위정척사파(衛正斥邪派)’가 ‘우파’가 아니었나 싶다. 만약 우리가 일본군국주의 침략자들에게 나라를 빼앗기지 않고 이들 왕당파 세력이 자기 혁신을 거쳐 중화중심 세계관을 극복하고 국가 운영의 이니셔티브를 장악했더라면 우리는 아마도 지금쯤 ‘진짜 우파’가 통치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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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적 차원에서 보면 푸틴의 러시아, 시진핑의 중국, 에르도안의 터키, 호메이니 혁명 이후의 이란, 빅토로 오르반의 헝가리, 미겔 디아스카넬의 쿠바, 아싸드의 시리아, 이북 등은 모두 동일 궤도 선상의 ‘저항 권력’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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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공식적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 혹은 주체사상이 지도 이념으로 적혀 있다고 해서 혹은 공동체 우위의 경제 시스템이 운용된다고 해서 그것만을 강조하며 그게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냥 판단하면 오산이다. “야~ 저것 봐라, 적시된 이념도 그렇구 생산수단의 사회화와 사유재산에 대한 제한도 그렇구… 그러니까 중국이나 쿠바나 이북은 사회주의 국가란 말야, 그리고 러시아, 터키, 이란, 헝가리는 자본주의 국가들이구 말이야…. 이렇게 분리된 양자는 절대 상극의 ‘적대적 모순’을 가진 사회구성체라구!… 둘은 ‘적대관계’야 알았지? 어쩌구 저쩌구 랄랄라 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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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크렘린과 베이징이 냉전 시기에는 같은 ‘사회주의 형제국가’이면서도 중소분쟁을 거치며 ‘견원지간’으로 지냈음에 반해, 구소련 붕괴 이후 지금의 러시아와 중국은 ‘전략적 동맹관계’를 맺은 둘도 없는 ‘형제국’이 되어 버렸다. 얄팍하기 짝이 없는 마르크스주의 계급정치학 이론으로는 자본주의 국가 러시아와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아시아의 나토(NATO)”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두 축이 되어 굳게 손잡고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며 대서양 악귀 미국의 일극적 지배에 파열을 내고 있는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어? 이상하다. 자본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는 적대적이어야 하는데 왜 한 몸이 되었을까?…” 더더구나 상기한 국가들이 모두 동맹관계 혹은 준(準)동맹관계에 있는 이유를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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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스템으로서 자본주의를 채택한 국가들과 사회주의를 채택한 국가들 간에 아무런 중간 매개 없이 선험적으로 ‘적대관계’를 상정해버리는 이론적 무모함은 실제 국제정치 현실을 전혀 설명할 수 없게 만들뿐 아니라 그 특유의 동키호테식 풍차 돌진형 엉뚱깽뚱 우스꽝스러운 실천을 일삼는 것으로 귀결된다. 경제제도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도 하나가 아니다. 여러 스펙트럼이 있다. 여러 형태의 모델이 즐비하게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건 이제 흘러간 과거가 되었다. 지금은 빠른 속도로 신자유주의 모델로 수렴해 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룡 자본이 세계를 꿀꺽 꿀꺽 삼켜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공룡의 이름은 ‘티라노 월스트리트 사우루스’다. 이 공룡은 펜타곤 전투 공룡을 동원해 세계를 폭력적으로 움켜쥐고 있다. 177개국에 20만명의 무장병력을 배치해 놓은 세계 최대의 조폭 기구는 이런 무력에 기반해 자신들이 맘껏 돈을 벌 수 있는 영미 주주자본주의 약탈 모델을 강제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으면 폭력을 휘둘러 죽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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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국제정치는 너무나 간단하다. 복잡한 현상들이 난마(亂麻)처럼 얽혀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이 두 공룡이 세계를 초원 삼아 짓밟고 다니려는 ‘공격적 원심력’과 이에 저항하고 주권영토의 초원을 목숨으로 사수해 물리치려는 ‘방어적 구심력’의 대결로 요약될 수 있다. 아래 미군 배치 현황 이미지들이 모든 걸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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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받아도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개털인생이 한국이라는 개털국가와 똑같다는 것을 알면 모든 걸 다 이해한 셈이다. 주한미군 한 해 주둔비만 5조 2천억원이다, 미국무기 사는 데만 매년 7천 6백억원 이상을 쓴다.[2]주2) 어영부영 한 해에 6조원이 날라간다. 국가부채 이자지급과 주식배당금으로 기업 이윤이 해외로 한해 수십조씩 다 뜯겨나가고 우리 원주민들은 손가락만 빤다. 주식시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초국적 기업들이 이윤으로 가져가는 돈도 천문학적이다. 진짜 이거저거 다 빼면 한국은 깡통에 동전 몇 개 담긴 그런 돈을 놓고 서로 치고 받으며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된다. 돈이 될 만한 모든 곳에는 이미 쎈놈들이 다 진을 치고 있다. 범접 불가다! 뭐 대단한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 생활을 영위할 일자리라도 달라는 것이다. 그런 것도 안 주면서 천문학적 액수의 돈은 국내외 소수 머니킹들이 다 거두어 챙겨가는 이런 구조에서 웃음이 나올 리가 없다. 자살이 만연한다. 행복 같은 건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런 건 고생대 화석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다. 분노가 누적돼 ‘증오의 산’이 된다.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중장년층은 중장년층대로… 불만이 집적된다. 아래 그래픽에서 아메리카 깡패 새끼들의 전세계 병력 배치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한국은 미군 파병 병력규모가 세계 3위다. 아메리카 조폭들이 우리 땅에 이렇게 우글거리는데 뭔 놈의 “민주주의”가 가능하겠으며, 뭔 놈의 “경제민주화”가 가능하겠는가? 사방천지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의문의 죽음들과 벼라별 ‘정치공작’과 ‘대중조작’ 뿐이다. 신물나게 지겹다. 외부와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사는 것만이 미치지 않는 유일한 길이 된다.
[이미지 1] 미군의 국내/해외 병력 배치 현황
[이미지 2] 한반도 군사대치 현황
[이미지 3] 전 국토를 병들게 하는 미군 주둔
[이미지 4] 주한미군 병력 추이
[이미지 5] 일본 주둔 미군기지 현황
- 주일미군 병력은 태평양함대사령부 예하의 7함대(1만1천541명)를 포함해 5만1천810명으로 주한미군(2만8천500명)보다 많다.
- 해병대가 1만9천11명, 공군이 1만2천37명, 육군이 2천435명, 7함대를 제외한 해군이 6천785명이다. 주일미군의 핵심 전력은 해ㆍ공군, 해병대를 중심으로 한 신속기동군으로 구성돼 있다.
- 미국이 중심축을 아시아로 옮기는 정책(Pivot to Asia)을 추진하고 있어 전략ㆍ지리적 이점을 가진 주일미군의 역할은 더욱 주목 받을 전망이다.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 89개 중 52개는 본토, 37개는 오키나와에 있다.
[이미지 6] 미국 태평양사령부 전력 배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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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픽 정보와 우리 현실을 곰곰히 생각해 보면 “민족 모순”과 “계급 모순”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되두 않는 논리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금새 알아 차릴 수 있다. 통일 못하게 방해하고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도록 프로그래밍 해놓은 경제모델을 설계한 미국은 이 땅에 현재 2만8천5백명의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군작전권을 가진 무소불위의 막강한 무력집단이다. 그들을 등에 엎은 미국 공작단원들은 한국에서 벼라별 짓을 다 한다.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교묘하고 세련되게 그야말로 벼라별 못된 짓을 다한다. 국내 정치공작은 그 중 1순위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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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518 특별대담>에서 암시하듯, 국내 미국 작업 네트워크는 말 안 듣는 박정희를 가볍게 제거하고, 곧이어 준비된 듯한 밥상처럼 벌어진 ‘5-18 광주학살’이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순전히 전두환 일당의 단독 기획 범행이라고 믿게 하는데 성공했다. 모두 전두환만 욕하게 만들어 놓았다. 지들은 쏙 빠지고… 국내 모든 병력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주한미군사령관과 국내 미국 공작팀들이 사전에 광주학살의 시나리오를 몰랐을까?…. 군부의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었던 그들이 그거 하나 몰랐을까? 오히려 양자가 협업 속에서 ‘유혈광주’를 만드는 ‘위장 작전(false flag operation)’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의문은 풀리기보다는 계속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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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무리 “주권국가”라고 중얼거리며 현실 부정 ‘정신승리’를 해본들 한국은 미국의 정교한 정치공작의 음습한 기운이 온 몸에 스며들어 육체가 썩어가는 말기 증상의 ‘쿤타킨테 통제국’에 불과하다. 860만의 비정규직은 누가 만들었는가? 국내 부르주아지들이 ‘독창적으로’ 만들어 냈는가? 그게 다 대서양 아메리카 주주자본주의 악귀들이 만들어낸 거 아닌가! 주주 이윤의 최대 증식이 지상과제인, 노동자 살점 뜯어먹기 피랴냐 경제시스템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 시스템을 누가 강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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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공공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황금 거위로 보는 시스템을 누가 강제하는가? 연준(FRB), IMF, 세계은행(World Bank) 아닌가? 현재 자본주의 수괴들 중 수괴인, 세계를 소유한 500대 영미 글로벌 투자운용사 목록을 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누가 지구를 지옥으로 만드는지… 누가 인류에게 거짓과 분열, 폭력과 전쟁, 질병과 빈곤 그리고 환경 파괴를 퍼부어 대는지… 고도의 무장군사력을 가진 고압적 외국군이 병풍처럼 뒷배경으로 버티고 있는 가운데, 신자유주의 약탈경제 모델을 강요하는 이 깡패 소굴 같은 나라에서 그런 경제체제가 부당하니 우리 국민들이 힘을 모아 그걸 바꾸는 게 가능할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기적적으로’ 미국의 방해를 요리조리 피해 그걸 바꾸었다고 해도 아마 며칠 내에 미국은 시스템 전환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살벌한 숙청작업을 쥐도새도 모르게 진행할 것이다. 미국을 발광하게 만드는 2개의 특급 분노유발 지점이 있다. 첫째는 지정학적으로 동맹관계를 전환하면 눈깔이 뒤집힌다. 곧장 ‘사시미’ 들고 쫒아온다. 두번째는 경제모델 전환이다. 이걸 감행하면 가다피 죽이듯이 대규모로 테러 깡패들 데리고 와서 죽여버린다. 세계는 이렇게 험악하고 살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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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미국에게 구걸하듯이 시스템 변화를 허락해 달라고 손바닥 싹싹 비벼가며 비굴 모드로 부탁한다고 해서 그들이 그걸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함 생각해보자, 미국이 세계 도처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이유가 뭔가? 그건 바로 미달러의 가치를 폭력적으로 유지시키고 영미식 주주자본주의의 무한약탈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경제를 천년만년 글로벌 자본 공룡들이 계속 움켜잡기 위함이다.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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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국가를 오직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런 식으로 2개의 범주로 분류해 버리면 위에서 언급한 국가들이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 ㅡ 이는 ‘글로벌리즘(Globalism)’이란 용어로 대용할 수 있다 ㅡ 에 반기를 들고 다극적 ‘비자유주의 국제질서(illiberal international order)’를 추구하는 상호친화적 세력으로 수렴하고 있는 ‘미묘한’ 정치 현상을 제대로 읽어 낼 수 없으며, 그들에게 공통으로 내재된 반(反)글로벌리즘 저항적 ‘정치 원형(political prototype)’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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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황석영은 우리에게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통해 광주를 이해시켰다. 그리고 광주항쟁은 40년 동안 피를 흘리며 우리에게 ‘관리권력(managerial power)’에서 ‘주권권력(sovereign power)’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광주가 언제든지 다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ㅡ [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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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주
[1] 손석춘. 『무엇을 할 것인가: 민주주의와 주권을 바로 세우는 12개념』(시대의 창, 2014)
[2]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1901232723Y
이미지 출처
[이미지 1]
미군의 국내/해외 병력 배치 현황
https://www.visualcapitalist.com/u-s-military-personnel-deployments-country/
[이미지 2]
한반도 군사대치 현황
https://www.mapsland.com/asia/north-korea/detailed-map-of-military-balance-on-the-korean-peninsula
[이미지 3]
전 국토를 병들게 하는 미군 주둔
http://www.greenkorea.org/activity/peace-and-ecology/army/52981/
[이미지 4]
주한미군 병력 추이
https://www.yna.co.kr/view/GYH20190524000500044
[이미지 5]
일본 주둔 미군기지 현황
https://www.yna.co.kr/view/GYH20171205001300044
[이미지 6]
미국 태평양사령부 전력 배치 현황
https://www.yna.co.kr/view/AKR2012120313670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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