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의 음악산책

[음악산책] ‘마마 아프리카’ 미리엄 마케바(Miriam Makeba; 1932~2008)

정진택/큐레이터

 

I‘마마 아프리카’ 미리엄 마케바(Miriam Makeba; 1932~2008)I

 

1955년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한 공연장에서 젊은 변호사는 공연 중인 맨해튼 브라더스의 여성 보컬을 만났다. 그리고는 이 소녀가 후일 ‘누군가가 기억할 만한 사람이 될 것’이라 직감적으로 느꼈다. 세월이 지나 그녀가 죽었을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을 지낸 이 변호사는 그녀를 “남아프리카의 퍼스트레이디”라 명명했고, ‘그녀 음악은 암울한 시기, 우리 모두에게 강력한 희망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고 회고했다.

실제 남아프리카의 공포스런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를 종식한 세 인물 중 넬슨 만델라와 미리엄 마케바(Miriam Makeba;1932-2008)는 그렇게 만났다(또 한 인물 투투 주교를 포함해 이들은 남아프리카의 정치적, 문화적, 정신적 지주였다).

런던에서 만난 해리 벨라폰테의 주선으로 미국에 진출한 마케바는 역동적인 보컬 음역과 감성적인 공연, 무대에서의 강한 존재감으로 재즈 뮤지션으로서 명성을 얻게 되고, 듀크 앨링턴, 마일즈 데이비스, 루이 암스트롱 등 당대 아티스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녀 음악 세계는 남아프리카의 서구화된 감성 뿐만아니라 아프리카에 특유한 자연의 속삭임과 포효가 어우러진 아프리칸 재즈 세계이다.

하지만 그녀가 받게 되는 ‘마마 아프리카’라는 칭호는 그녀가 평생 추구했던 남아프리카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넘어선 모든 반식민주의, 미국 내 시민권·흑인 인권운동, 범아프리카 운동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의 그녀는 사랑받았지만, 무대 밖에서의 그녀의 활동을 곱게 볼 수 없었던 미국 사회를 떠나 1968년부터 아프리카 기니와 벨기에로 이주하게 된다.

이 두 번째 망명생활은 만델라가 석방된 1990년 그리운 고국, 아파르트헤이트가 해체된 남아프리카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유럽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한 케냐, 앙골라, 잠비아, 탕카니카, 모잠비크 등의 독립기념일에 초청받는다. 이렇게 마마 아프리카의 노래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 울려 퍼지게 된다.

1953년 마케바의 첫 싱글 앨범이자 히트작인 “라쿠 쳐니 일랑가(Lakush’ilanga)”는 고음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토속어인 ‘호사’ 어로 부르는 러브송이다. 하지만 가사 내용은 이렇다. “나는 어디서나 당신을 찾으리라. 병원에서든, 감옥에서든.” 정치적 어둠, 슬픈 식민대륙의 감성적 그림자가 토속적인 전통, 영혼과 어우러진 걸작이다.

 

또 하나, 아프리카 생명의 으르렁거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노래, “라이언 슬립 투나잇(Lion Sleep tonight)”의 아프리카 원곡 “Wimbowwee”를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1988년 5월, 서울에서 열린 프레올림픽 쇼에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실비 바르탕, 시나 이스턴 등과 함께 방한한 그녀를 우리 중 누가 알아보았을까? 그녀를 초청한 기획자의 안목과 그녀를 못 알아보고 방한에 별 반대를 하지 않은 당국자, 문화 편식증에 빠진 우리의 무지에 감탄할 따름이다.

 

Zenzile Miriam Makeba(1932~2008)

 

1963년 이스라엘 방문 중 환영받는 마케바

Makeba in 1969

 

 

Makeba and Dizzy Gillespie in Calvados, France, 1991

 

마케바는 유수 은두르, 살리프 키타, 앙게리크 키조, 알리 파카 투레, 바바 마알

( Youssou N’Dour, Salif Keita, Angélique Kidjo, Ali Farka Touré, and Baaba Maal

왼쪽 위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사진) 등의 아티스트와 함께

세계 음악을 대중화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Lakush’ilanga

 

1987년 아프리카 순회 콘서트 중 폴 사이먼과의 공연

 

 

마틴 루터 킹과의 마케바

 

/필자 정진택 소개:  학예사(큐레이터)로 고미술 전시분야 전공이다. 우리음악 탈춤 영화시나리오 등에 조예가 깊으며 우리음악과 세계음악 특히 제3세계 비주류음악에 대해서도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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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intenant ou jamais (feat. Dry) TAL 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