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 외부 칼럼

[외고] 미국이 브라질 대통령을 초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지 © 김대규 / 베트남 하룡만(Halong Bay)의 뱃길(2019.02)

 

김대규/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취임 후 첫 방문이라지만 그의 행보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브라질이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어제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초 비밀 방문이었는데, 권력 실세인 그의 아들이 트위터에 자기 아버지가 CIA 본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공개됐다. 대통령 아들이자 하원 의원인 에두아루도 보우소나루는 트위터에 “(CIA 방문은) 최고 수준의 전문가 및 기술자들과 함께 지역의 국제관계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트위터에서 언급한 당면한 지역 내 국제관계란 베네수엘라와의 관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미국은 베네수엘라 반 마두로 대통령 세력의 권력장악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브라질 국경을 통해 과이도 진영 후원을 위한 물자 반입을 시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군부가 해상과 브라질, 콜롬비아 국경을 완벽히 통제하면서, 미제 원조 물자 반입이 어렵게 됐다. 아무래도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에서 친미정권 수립은 요원해 보인다. 무엇보다 마두로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군대가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이 연일 군부에 반란을 종용하고 최후의 경고를 날렸지만, 군부와 마두로 지지자들의 충성은 굳건해 보인다. 2002년 친미 군부쿠데타가 이틀 천하로 끝난 배경에는 차베스 지지자들의 시위와 군 지도부가 차베스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권력이란 총구에서 나온다. 군 지휘권 확보가 권력 장악의 척도이다. 따라서 군부가 끄떡하지 않는 한 과이도 국회의장이 아무리 대통령 행세를 해도 한바탕 소동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과이도 국회의장 군권 장악이 어려우면, 미국에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하나는 파나마에서처럼 직접 미군을 투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국에 대리전쟁을 종용하는 것이다. 브라질 대통령의 CIA 방문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두 번째 시나리오 때문이다. 미군이 직접 전쟁을 벌이는 시나리오는 국방비 지출 삭감을 공약한 트럼프의 입장에 배치된다.

성과 없이 전비 지출이 심했던 시리아에서 군대를 철수시키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반군과 협상을 벌이는 트럼프 정권의 입장을 고려하면 베네수엘라 직접 침공은 간단치 않은 문제이다. 그렇다면 미국에 남는 선택지는 두 번째다. 콜롬비아에도 친미 정권이 있지만, 베네수엘라 혁명 게릴라 세력과 내전 종식을 위해 좌우 합작을 진행하고 있어서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다.

반면에 브라질은 그렇지 않다. 동성애를 공격하고, 자유파 교사들을 교단에서 축출하여 학교의 병영화를 꾀하며, 국내 좌우대립을 격화시키고 있는 브라질의 대통령이 기세가 등등하기 때문이다. ‘브라질판 박근혜’, 보우소나루는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대리전을 치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미국의 군사원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브라질 군대가 CIA 지시를 받아 베네수엘라 변경에서 분쟁을 도발하다가 혹여 베네수엘라 군대에 깨지거나 하면, 가뜩이나 정권 기반이 약한 보우소나루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우소나루가 잔머리를 쓰는 것은 멀리서도 보인다. 원조물자 반입에 미국에 협력을 약속했지만, 변경만 열어줄 테니, 수송은 과이도 니들이 하라고 배를 쨌기 때문이다. 과연 미국이 브라질을 이용해 대리전을 벌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는 이 또한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진다. 동네방네 떠들며 정보력을 자랑하는 브라질 대통령 아들이 초반부터 산통을 깼기 때문이다. 에두아루도 보우소나로 덕분에 베네수엘라가 미국과 브라질의 의도를 쉽게 눈치챘을 것이다.

안다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과 군대도 눈 뜨고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완정 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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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