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I 청해부대, 이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단상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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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란을 치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왤까? 미쉘쵸스도프스키 교수(Prof Michel Chossudovsky)에 따르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군사력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없는 게 없다. 핵무기 빼고 다 있다. 둘째는 이란이 주변국들과 군사협정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근데 희한하게도 그 동맹국들이 미국의 동맹국들이기도 하다. 터키, 파키스탄…. 터키가 지원하는 민병대는 지금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민병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같은 나토(NATO) 회원국들끼리 교전을 하는 꼴이다. 어느덧 나토는 ‘콩가루 집안’이 되었다. 식구끼리치고 패고 싸운다. 이라크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 이란을 위해 싸우겠다고 아예 대놓고 ‘적의’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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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인 것은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7개국 모두가 무슨 약속이나 한 듯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 미군 병력이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항공 작전에도 협력하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7개국은 터키, 파키스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다.
유럽은 어떤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호전적 태도에 이제 피로감을 넘어 적대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제 유럽도 국제 역학관계 재편에 발맞춰 미국 그늘에서 벗어나 슬슬 “자주국방 능력”(“Europeans only” defense capability)을 갖출 것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미국 고립’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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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있다. 미국이 중동 전쟁을 수행할 때 지휘본부가 되는 중앙사령부(US Central Command. 줄여서 CENTCOM)에 회복 불능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아예 작동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른 것과 진배없다.
즉, 중동 지역 최대 군사기지인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군사기지(al-Udeid military base)가 이미 ‘미국의 적’ 수중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카타르가 이란과 터키에 찰싹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지금 이란인, 러시아인 그리고 중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 얘기는 3국 군사 첩보기관들이 이미 카타르를 접수했다는 말이다. 이제 3국은 카타르에서 바늘 하나 움직이는 것도 감지할 수 있다. 그런 곳에서 미군이 뭔가 군사작전을 벌인다…? 그건 자살을 하겠다는 말과 동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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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지금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술을 택했다. 부질없는 핵협정인 JCPoA를 이제는 신경도 안 쓴다. 미국이 이란을 치는 그 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물론이고 아랍 에미레이트의 알-푸제이라(Al-Fujeirah)와 사우디의 아람코(Aramco)까지 모두 결딴내 자신들의 원유 수출을 막는 것에 대한 보복 대응으로 중동에서 외부세계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유출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급기야 ‘말’이 아닌 ‘군사적 실천’으로 이미 그 두 곳에 ★예비 선제공격★을 한 차례씩 퍼부은 상태다. 너 죽고 나 죽고 이제 막장까지 가는 거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이란 당국의 정확한 워딩은 이렇다.
“No one will export oil if we can’t!”
(“우리가 못하면 그 누구도 원유 수출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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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함께 지키자며 우리와 일본에 파병을 요구했다. 정확히 말해 ‘자발적 동참’을 요구했다. 우리는 일본 자위대와 손잡고 호르무즈 해협으로 함께 달려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6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라고 하면 용감한 게 아니다. ‘몰살’을 자초할 수도 있다. 파병하면 그 순간부터 페르시아-중동 지역에서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우호적 분위기는 완전 ‘끝’이다. 한류…? 현지 국내 기업들…? 중동 각지 교민들의 안전……? 걱정되는 게 한둘이 아니다! 이번 파병은 ‘후쿠시마 급’이다. 줄을 잘못 서서 패망으로 간 국가가 한둘이 아니다. 역사책을 샅샅이 뒤적여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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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지금까지 나온 국내 보도는 이렇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
2019. 7. 26
호르무즈 봉쇄위기… 한국, 파병하나
김영주•정충신•김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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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12
[오늘의 키워드] 美 “호르무즈해협 함께 지켜야!” 韓•日 등에 파병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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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23
군, 6월부터 호르무즈 파병 검토…’청해부대’ 이동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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