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확전(擴戰) 예감’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확전(擴戰) 예감’

2020년 09월 28일 ·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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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9월 27일 어제 한 판 붙었다.[1]

 

아르메니아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아제르바이잔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대규모 군사동원령까지 내린 상태다. ‘보통 일’이 아니다. 아르메니아 정부측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 ㅡ  ‘아르차흐 공화국’이라고도 부른다. 이 영토는 공식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것인데, ‘실효 통치’는 아르메니아가 하고 있는 아주 애매모호한 지위를 가진 곳이다 ㅡ 에 “선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반면,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그 반대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누가 먼저 ‘선빵’을 날렸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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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필자의 ‘촉’으로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필경 ‘땅을 빼앗겨 앙심을 품고 있던’ 아제르바이잔이 먼저 시작했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양국이 1988년부터 1994년까지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기나 긴 전쟁을 벌였는데, 이때 아제르바이잔이 패배하여, 아르메니아에게 자치주는 물론 그 주변의 영토까지 모두 빼앗겼기 때문이다.(최상단 지도의 황색 부분) 그리고 이후 자치주와 주변 영토는 모두 합쳐져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이 되었고,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를 해왔다. 따라서 아제르바이잔은 1994년에 전쟁이 종료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빼앗긴 땅을 수복하기 위해 26년 동안 ‘칼을 갈아왔다’. 물론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등으로 구성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 민스크 그룹(Minsk Group)이 26년 동안 중재와 협상을 시도해봤으나 ‘별무신통(別無神通)’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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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양국의 동맹관계를 살펴 보면 아래와 같은데, 카프카즈 지역의 분쟁 구도가 ‘3차대전’으로 확전되기에 아주 안성맞춤인 ‘화약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발칸 못지 않은 화약고다.

 

(1) 아제르바이잔(일함 알리예프 대통령) + 터키(에르도안 대통령) + 이스라엘(아제르 정부와 군사협력) + 미국(별 존재감 없음) → [[아제-터키 무슬림 블록’]] (양국 모두 이슬람 국가에다가, 에르도안과 알리예프는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VS.

(2) 아르메니아(아르멘 사르키샨 대통령) + 러시아 → [[‘CSTO 블록’]] (아르메니아는 러시아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의 회원국이라 전쟁 발발 시 러시아는 자동으로 개입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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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서 ‘너무나 당연하게도’ 무슬림 국가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전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같은 투르크계 동포들로 구성된 아제르바이잔은 피를 나눈 형제국이니 그렇다. 에르도안은 사실 지금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 같다. 시리아 접경지대에서 별 소득 없이 빈둥대고 있던 친터키 민병대(시리아에 주둔해 있던 전투원들)를 아제르바이잔 군대와 합류시키기 위해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의 전투지역으로 쏜살같이 파견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점이 그것을 입증해준다. 지금 터키 전투원들이 ‘달려라 하니’처럼 분쟁지역으로 달려가 그곳에 배치되면 분위기는 한층 더 험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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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번 분쟁이 단순히 ‘욱하는 마음’으로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정교하게 계획된 것이라면, 우리는 미국육군사관학교(= 웨스트 포인트) 출신의 전직 육군 장교, 요하킴 하고피언(Joachim Hagopian)이 일찍이 2016년에 표명한 ‘우려’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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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확전이 [군사적으로] 함축하는 바는 너무도 심각합니다. 그것이 즉각적인 지역 혼란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파급 효과를 유발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잠재적으로 심각한 이런 사태발전은 한동안 미국 네오콘들의 사악한 헤게모니 계획과 합류하여 직접적으로 푸틴을 겨냥해 러시아 영토의 턱 밑에서 전쟁이 벌어져 3차대전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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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달리 말하면, ‘러시아의 베트남’을 만들기 위한 도발이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에서 언제든지 계획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제르바이잔과 터키가 바보가 아닌 이상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의 군사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소속된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긴장을 촉발시키는 ‘도발 제스츄어’를 선택했고 터키가 시리아에 있는 친터키 민병대(용병)까지 교전 지대로 불러들였다는 점은 절대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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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벌어졌던 양국 교전에서 무슬림 국가 아제르바이잔 군대가 적극적으로 해외용병을 모집해 아르메니아와 전쟁을 벌였다는 점에서[3] ㅡ 대표적 해외용병은 터키의 회색늑대들(Grey Wolves), 체첸 민병대, 그리고 알카에다(al Qaeda)이다 ㅡ  이번에도 ‘동일한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군’이 아닌 이들이 아르메니아 지역으로 침투해 들어가 그 곳 주민들에게 어떤 잔혹행위를 벌일 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시리아에서 벌어진 일들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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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의 원유가 재정적으로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까닭에 1년치 군사예산(50억 달러)이 무려 아르메니아 국가재정의 2배에 육박한다.[4] 이처럼 돈 많은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 미국, 터키로부터 최신식 무기를 사들여 상대적으로 전투력이 막강하다. 반면에 ‘궁기에 쩔어 있는’ 아르메니아는 90년대 사용했던 철 지난 무기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군사동맹국 러시아에게 무기현대화를 부탁해 보기도 하지만, 러시아는 들은 체 만 체 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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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아르메니아는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내륙국가다. 러시아가 뒤에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제르바이잔과 터키가 ‘과감히’ 아르메니아에게 덤벼드는 지금 이 상황 전개는 뭐란 말인가?  ‘적신호’임에 틀림없다. 분명 사전에 뭔가 ‘조율된 확전 계획’이 도사리고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 ㅡ [완정]

 

후주

[1] https://www.rt.com/russia/501884-nagorno-karabakh-fighting-continues/

https://tass.com/pressreview/1205731

[2] https://www.globalresearch.ca/the-nagorno-karabakh-story-the-us-does-not-want-you-to-know/5519678

“The implications of such an expanding war are so serious it could destabilize not just the immediate region but trigger a rippling effect globally. This potentially grave development of course/ feeds right into the sinister hegemonic plan that the neocons behind US Empire/ have been fiendishly hoping and working towards for some time, to tie up Russia directly involving Putin in fighting/ yet another war on his doorstep that could quickly unravel to ignite/ World War III.”

[3] ibid.

[4] ibid.

 

이미지 출처

https://www.intellinews.com/armenia-and-karabakh-announce-construction-of-third-connecting-highway-184986/

1994년 휴전 이후의 상황

The Nagorno-Karabakh situation following the 1994 ceasefire between Armenia and Azerbai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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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