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메니아의 미래를 ‘예언’해본다!
2020년 10월 10일 · 신현철/국제정치 대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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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진행되고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전쟁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없는 싸움이다. 러시아가 이미 ‘라브로프 [분쟁 해결] 플랜’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걸 굳이 전쟁으로 밀어 부치려는 자들의 속셈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제르바이잔 VS. 아르메니아의 적대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한 몫 단단히 챙기려는 참가 주체들의 계산이 밑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영토 소유권’을 놓고 서로 멱살 잡고 싸우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이면에는 좀 더 오묘한 계산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게 뭔가?
▲ 카프카즈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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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 거다. 미국-이스라엘-터키-아제르바이잔은 물론 ‘레짐체인지 킹(king)’인 조지 소로스의 ‘똘마니’로 편입된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시난 총리세력까지 모두 하나로 대동단결하여 러시아를 ‘군사적 벼랑’으로 몰고 가려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아제르-아르메 분쟁이 전쟁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쟁하면 둘 다 망한다. 바로 그거다. 둘 다 망하게 하는 거다. 둘 다 망하는 건 중요치 않다. 지금 이스라엘은 (친터키)아제르바이잔뿐 아니라 (친러)아르메니아에서도 깊숙한 곳까지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두 곳의 권력 핵심을 움직이는 ‘원격 조종’이 어느 정도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미국도 종놈처럼 부리는 권능을 가졌거늘, 이까짓 ‘띨빵한’ 두 나라야 말해서 무엇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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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불씨를 부채질하고 양국을 전쟁의 불길 속으로 몰아 넣으면 결국 러시아는 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베트남’을 남카프카즈에서 한 번 거하게 만들어보자는 것이 이스라엘의 속셈으로 읽힌다. 보이게 안 보이게 그들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점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주1) ‘모싸드’는 항상 은밀하게 작업을 벌이는 관계로 공작이 겉으로 드러나는 법이 절대 없다. 엄청난 작전세력이건만 모든 논의에서 항상 배제된다. 그래서 모든 사건이 언제나 오리무중이다. 규명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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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남카프카즈 지역은 사태가 이렇게 진행될 것이다.
(1) 일단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공화국 ㅡ공식 명칭은 ‘아르차흐 공화국’이다 ㅡ 은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에 의해 ‘떡실신’이 되도록 두드려 맞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아르차흐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대해 ‘인도주의적 동정’을 보이며 한편으로는 아르메니아가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속해 있음을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CSTO는 아르메니아 본토가 침공당했을 때 러시아의 군사개입이 이루어진다는 군사협정이지 아르차흐 공화국이라는 ‘독립 공화국’과 맺은 조약이 아니다. 아르메니아가 이 공화국을 실효 지배한다고 해서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미디어는 바로 이 점을 노릴 것이다. 즉 이미지 연상을 이렇게 몰고 갈 것이다.
① ‘아르차흐 공화국’의 전쟁 참상 = ‘아르메니아’의 참상 → ② 러시아의 불개입과 CSTO의 무용함 → ③ 따라서 NATO의 “인도주의적 개입”이 필요함.
이렇게 되면 미국-이스라엘은 별 노력 없이 아르차흐 공화국을 꿀꺽할 수 있게 된다. 수지맞는 장사가 아닐 수 없다. 이후에는 거기에다가 대러시아 미사일기지를 세우겠다고 떠벌이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할 수도 있다.
(2) 이 과정에서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시난은 미국-이스라엘-소로스 블록이 ‘자신에게 부여한 역할’을 최대한 수행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러시아와의 외교 군사 관계 단절’이다. 과거 러시아에서 벗어나 미국의 날개 밑으로 들어간 후 미국의 부추김으로 러시아에게 대들며 겁 없이 남오세티아를 침공하기까지 했던 그루지야의 미하일 사카슈빌리를 연상하면 파시난의 행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그는 러시아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ㅡ 회원국은 총 6개국으로 러시아, 아르메니아, 벨로루시, 카자흐스탄, 키르키스탄, 타지키스탄이다 ㅡ 에서 아르메니아를 탈퇴시키고 NATO에 붙게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그는 전쟁의 와중에 온갖 애국적 레토릭을 끊임 없이 구사하며 ‘애국 코스푸레’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애국’에 있지 않고 ‘NATO 가입’에 있다. 반복하지만 글로벌 미디어 카르텔은 전쟁에서 아르차흐 공화국의 전쟁 참상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그리고 아르메니아의 불행이 ‘러시아 탓’이라며 계속 쪼아댈 것이다. “러시아의 무능”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무익함”을 대대적으로 떠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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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그들의 상전인 이스라엘은 ㅡ 언제나 그들의 표준 매뉴얼에 입각하여 행동하는데 ㅡ 아제르-아르메 양국을 왔다리갔다리 오가며 서로를 이간질시켜 ‘증오 모드’로 고정시켜 놓고, 이를 레버리지 삼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과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를 괴롭히며 그들의 세력 확장을 막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는 것을 이번 전쟁의 지정학적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미국-이스라엘이 카프카스 지역에서 패권을 움켜쥐어 보자는 ‘나름의 몸부림’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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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도 ‘증오 모드’로 고정되어 있다. 그게 제국 통치의 ‘표준 매뉴얼’이다. ㅡ [완정]
후주
주1)
https://asiatimes.com/2020/10/a-tour-of-transcaucasias-trou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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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7, 2020
A tour of Transcaucasia’s troubles
Nagorno-Karabakh’s explosion of hostilities is much more than a Turkish-Russian clash of wills
By MK BHADRAKU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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