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정치 · 외부 칼럼

“원한에 사로잡힐 때가 아닙니다”

(이미지=정토회)


▲신라는 낙동을 넘어서 가야를 공격하려고 했고, 가야는 신라의 공격을 목숨 걸고 막아내려고 했습니다. 두 나라 사이 긴장감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신라 보수 세력은 ‘100년 전의 원수를 갚자’라고 주장하면서 가야를 무력으로 제압하려고 했습니다. 반면 가야는 ‘우리는 5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어떤 경우에도 신라 침공을 막아내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우자’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신라에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합리적인 세력이 있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진보 세력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 신라는 큰 나라가 되었다. 우리가 과거의 원한에 사로잡혀서 가야를 공격해서 복수하는 데에 우리의 국력을 쏟을 것이냐. 지금 우리의 경쟁 상대는 가야가 아니고 고구려와 백제이다. 가야는 죽기 살기로 저항하겠다는데, 작은 가야한테 힘을 쏟아 거기에 국력을 소진했다가 고구려나 백제의 침공을 받으면 오히려 나라가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니 가야를 평화적으로 포용하고 힘을 모아서 장기적으로 백제나 고구려의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 문제의식과 비슷합니다. 신라의 젊은 세력은 우리가 지금 이렇게 관점을 갖는 것과 똑같은 생각을 했던 겁니다.
‘우리가 과거의 원한을 갚기 위해 북한을 공격하는 데에 에너지를 소진해서 주변 강대국인 일본이나 중국에 뒤쳐질 것인가. 오히려 남북한이 통합을 해서 일본이나 중국과 경쟁할 생각을 해야지, 왜 북한하고 경쟁하려고 하느냐. 북한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 신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뜻을 내서 삼한 일통을 발원하고 역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당나라와 힘을 합했지만, 마지막엔 그런 당나라의 간섭을 물리치기 위해 8년 전쟁도 불사했고, 신앙의 힘까지 빌어서 위기를 이겨냈습니다. 나중에 고려가 원나라의 침입을 받을 때 팔만대장경을 만들어서 원나라의 침공을 막아내려고 했던 것도 여기에 연원이 있습니다. 신라의 성공 케이스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신라니 백제니 고구려니 하는 것보다 이런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북한을 경쟁상대로 보지 않고 북한과 합의 통일을 이뤄낸다면, 통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중국과 일본을 제압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과 일본까지도 협력해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정토회 홈페이지

 

원문보기:

“원한에 사로잡힐 때가 아닙니다” 2019.6.8. 통일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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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