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 완정 시론

[꾸틴의 기사해설] 「이란의 “저항 루트”에 러시아가 올라 타다!」

이란의 북부 육로 회랑과 남부 육로 회랑

사진 출처

Burning Bridge: The Iranian Land Corridor to the Mediterranean

 

 

☛ 꾸틴의 기사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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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기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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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이란 특수 부대, 시리아 동부에서 첫 공동 군사훈련 개시」

2019년 10월 3일

기사 출처

Russia-Iran special forces conduct first ever joint exercise in E. Syria

출처 정보 – 데브카파일(DEBKAfile)은 예루살렘에 기반을 둔 이스라엘의 군사/정보 전문 웹 사이트로, 특히 중동에 중점을 두고 테러, 정보, 국가 안보, 군사 및 국제 관계에 대한 논평과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중동 정치 현황에 대한 ‘고급 정보’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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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본문]
러시아, 이란, 시리아 정부군은 시리아의 데이르 에조우르(Deir ez-Zour) 지역에서 첫 공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이것은 중동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군사훈련이다.

사진 출처

https://tcf.org/content/report/suppose-america-gave-proxy-war-syria-nobody-came/?session=1

 

유프라테스 서쪽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훈련은 처음으로 3국 합동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합동 미사일 발사’와 ‘요새 표적에 대한 공습’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러시아 군사 정보 당국은 처음으로 ‘특수 부대’뿐만 아니라 ‘이란 공군 제트기와 드론’이 군사훈련을 위해 시리아에 도착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러시아는 이 훈련에 이동식 항공방어 판치르 S-1(Pantsir S-1) 및 판치르 S-2(Pantsir S-2) 미사일 시스템을 이란군에게 제공하여 그들에게 러시아 항공 방어 우산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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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판치르-S1(Pantsir-S1)은 러시아 육군의 대공포와 지대공 미사일의 복합 방어체계이다. 나토명 SA-22 그레이하운드로 1980년대 실전 배치된 SA-19(2K22 퉁구스카)를 개량한 것이다. 위상배열 레이더를 사용한다. 1995년에 최초 시제품 생산을 하였다. 대량생산은 2012년부터 하고 있다. (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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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시리아가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는 이 훈련을 시작한 날짜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단지 훈련이 데이르 에주르의 서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이 지역은 시리아-요르단-이라크 국경 합류점을 통제하는 알 탄프(Al Tanf)의 미군 군사기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2019년 1월 현재 시리아의 군사 대치 현황
사진 출처
https://www.reddit.com/r/syriancivilwar/comments/abuayu/january_02_2019_military_situation_in_syria/

 

 

데브커파일(DEBKAfile)의 군사 소식통에 따르면, 이 훈련은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전략 설정이 새로운 특징을 드러내며 두드러진 ‘전환’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모스크바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가로지르는 알 콰임-아부 카말(Al Qaim-Abu Kamal)이 있는 국경 지대를 이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시리아 8년 전쟁에서 유례가 없는 일로써 단지 3일 전에 시행되었다.

러시아의 흑해 기지 특히 남오세티아와 크림(Crimea)에 있는 중형 러시아 군용 차량들이 새로 개통한 교차로를 통해 시리아로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시리아로 가는 항공 및 해상 회랑(corridors)뿐만 아니라 육로 교량까지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모스크바는 앞으로 이란이 이용하는 동일한 육로 교량을 이용하여 이라크와 시리아를 뚫고 육로를 통해 동부 지중해에 도달할 것이다.

이 루트를 [이란과 더불어] 러시아가 공동으로 이용하게 됨에 따라 이스라엘은 이란이 만들어 놓은 육상 회랑을 공격하는 것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란과 러시아가 동일한 국경 횡단로와 경로를 이용할 때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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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꾸틴의 기사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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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내전과 인종학살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대(大)이스라엘(Greater Israel)” 정책인 ‘오데드 이논 계획(Oded Yinon Plan)’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1)

1982년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의 수석 고문이었던 오데드 이논(Oded Yinon)은 이스라엘의 중동 지역 정복과 지배를 위한 문건을 하나 발표한다. 그 제목은 「1980년대 이스라엘을 위한 전략」이다. 이 문건의 핵심은 이스라엘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압도적 강자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신흥 패권 강자가 부상하는 것을 막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국가들을 인종과 부족과 종교와 언어의 다름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질적 정체성’을 분열과 대립 그리고 전쟁의 재료로 만들어 갈기갈기 찢어 ‘발칸화(balkanization)’ 시켜야 하는 것이다. 과거 영국제국주의의 식민지 통치 기법과 그리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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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국가들이 내적 안정을 통해 부국강병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국가 이익에 반대된다. 그들에게 중동은 언제나 갈등과 전쟁으로 서로가 서로를 향해 적의를 드러내며 치고 패고 싸우는 내전이 만성화되어 있어야 하며, 미국의 후견을 받는 소수 통치 모리배들이 철권통치를 하며 경제를 독점적으로 장악해 대다수의 국민은 경제적 빈곤에 허덕여야 하며, 부국강병의 야심 찬 대국이 아닌 작은 난쟁이 국가들 혹은 미니 국가들(miniature states)로 분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이스라엘이 안전해진다. 그렇지 않을 때 이스라엘은 위험해진다.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레바논, 소말리아, 시리아 등의 운명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왜 저렇게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은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을까?” 우리는 때로 의문스러워진다. 그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 “내전”이나 “인종청소” 같은 것을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면 우리는 거기서 반드시 ‘외부의 개입’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반군을 훈련시키고 돈도 주고 무기도 주는 세력이 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다른 인종, 다른 부족, 다른 종교로 얽히고 설켜있다. 그렇다고 그게 반드시 서로 반목하고 죽이며 전쟁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순 없다. ‘차이 속의 조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강력한 구심 지도세력과 인민이 하나로 똘똘 뭉치면 그건 – 결코 쉽진 않겠지만 –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중동에선 강력한 리더쉽을 가진 지도자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반드시 죽임을 당하게끔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 자들은 모두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 “독재자”라 불리며 그들은 모두 별이 되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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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이스라엘이 갖고 놀고 있다. 이스라엘이 ‘삼장법사’고 나머지 중동국가들은 모두 ‘손오공들’이다. 따라서 중동 정치는 ‘서유기 정치’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원래 이집트와 한 나라였던 수단(Sudan)은 오래 전 이집트와는 못 살겠다며 “독립”해서 쪼개져 나갔고, 또 얼마 후에는 아랍계 민병대인 잔자위드와 비아랍계 아프리카 부족들로 구성된 흑인계 반군들이 충돌하여 ‘다르푸르 인종학살’이 벌어지고 급기야 아프리카계는 통일 수단에서 뛰쳐나가 남수단으로 독립했다. 그러나 독립 이후에 남수단은 또 다시 아프리카계 부족들 간에 내전이 발생했다. 그야말로 끝없는 핵분열처럼 분리와 분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이스라엘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 . . 기쁨일까 슬픔일까?

이런 분열의 매커니즘을 자세히 논구할 필요가 있다. 일단은 먼저 내전 이면에 감추어진 ‘지정학적 대결’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르푸르에서 그것은 명확하게 보인다.

 

Figure 1 수단 다르푸르의 “인종청소” 내전 이면의 지정학적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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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통일 수단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와 이란과 원유 수출을 비롯한 다차원적 공조를 벌였다. 이런 아랍계 통일 수단 정부를 저지시켜야 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은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Darfur)를 발견한다. 아랍계로부터 차별을 받고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불만에 가득 차 있던 아프리카계 부족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접근해 아프리카계 부족들이 단결해 아랍계 독재자들을 물리쳐야 한다고 부족주의 감성을 펌프질한다. 소외 받은 자들에게 무한한 ‘공감’을 표시하며 온갖 ‘친절’을 베푼다. 동정의 눈빛과 돈과 무기를 건네준다. 군사 훈련도 시켜준다. 그래서 내전이 시작된다. 나라는 카오스 상태가 된다.

이로써 미국과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개입”이라며 유엔평화유지군(나토군)을 슬며시 수단에 밀어 넣는다.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에서 썼던 것과 비슷한 수법을 쓴다. 즉, 인종과 종교 라인을 타고 그어진 이질적 정체성 기반의 유혈 내전이 일어나게끔 만들고 나서 “인도주의적 개입” 카드를 꺼내 들어 정의의 심판자로서 카오스 국가에 상륙한다. 그리고 나서 주둔한 군대의 위력을 뒷배경 삼아 내전으로 해체되어 넝마가 된 무주공산의 국가에서 온갖 자원과 인프라를 꿀꺽하고 막대한 국가 채무까지 떠안기고 나서 경제 전반을 장악한다. 이게 ‘공식’이다. 이로써 ‘두 가지 전략적 목표’가 모두 달성된다. 그것은 바로 ‘미국 헤게모니의 회복’과 ‘이스라엘의 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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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중동 거의 대부분 국가들이 준내전 상태에 빠져 있다. 유독 페르시아 이란만은 예외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강력한 국가적 응집력을 깰 수가 없다. 깨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이란은 지역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부상의 중심에는 이란이 동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연계하는 ‘저항의 다리(bridge)’, ‘저항의 루트’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치 실크로드처럼 이란도 ‘테헤란 루트’가 있다. 그 루트가 견고히 구축되면 이스라엘은 이란 팽창을 더 이상 저지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이를 사활을 걸고 저지시켜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중동 지역 전략가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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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이란의 육로 회랑을 불태워야 한다면서 이런 보고서를 작성했다. 「다리 불태우기: 지중해로 연결되는 이란의 육상 회랑Burning Bridge: The Iranian Land Corridor to the Mediterranean」주2) 이 그것이다. 어찌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라크를 망가뜨리고 시리아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어야 했던 가장 본질적 이유는 거인이 될 수 있는 이란을 목조르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란의 북부 육로 회랑과 남부 육로 회랑

사진 출처

https://www.fdd.org/analysis/2019/06/18/burning-bridge/

 

위 지도 상에서 빨간 선은 이란에서 시리아로 연결되는 북쪽 육로 회랑이고 녹색 선은 남쪽 육로 회랑이다. 희미한 녹색 부분은 아직 실현되지 못한 회랑이다. 왜냐하면 알 탄프(al-Tanf)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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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카파일(DEBKAfile)의 위 기사가 보도하는 바와 같이 알 탄프(al-Tanf)에서 그리 멀지 않은 데이르 에주르 서부 지역에서 러시아-이란-시리아 3국이 합동 군사훈련을 대규모로 벌이고 있다는 것은 머지 않아 남쪽 육로 회랑 구축을 가로막고 있는 미군 기지를 박살내고, 테헤란, 바그다드, 다마스커스, 베이루트 연결되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을 연결시키기 위한 회랑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란 공화국에서부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와 시리아 아싸드 정부군과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란 군대와 무기가 자유자재로 이스라엘의 코 앞까지 밀치고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멸망을 부르는 축이 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지금도 이란 군대가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약 2/3 정도 빼앗은 골란 고원(Golan Hights) 밑자락에서 칼을 갈며 대기하고 있는 것만 해도 이스라엘의 안보에 치명적 위협인데 이에 더해 이란에서 레바논까지 연결되는 육로 회랑까지 완성되는 날에는 그야말로 ‘게임 오버’가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 영향력 하에 있는 요르단과 사우디 아라비아도 더 이상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레반트 지역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진출도
사진 출처
http://www.telospress.com/the-iranian-land-bridge-in-the-levant-the-return-of-territory-in-geo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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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란이 이런 전략적 축을 구축하는 것은 러시아 이해와도 맞아 떨어진다. 왜냐하면 러시아의 전략적 진출을 위한 육상 루트가 이란의 그것과 대등소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시아는 이란의 루트에 올라 탄 것이다. 정말이지 앞으로 중동에서의 양대 축의 세력이 벌이는 불꽃 튀는 대결은 웅장한 대서사시가 될 것 같다. 악의 축 VS. 저항의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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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미쉘 쵸도쵸프스키 교수(Prof Michel Chossudovsky)가 서문을 쓰고 이스라엘 샤하크(Israel Shahak) 본문을 쓴 아래 글에서 ‘오데드 이논 계획(Oded Yinon Plan)’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Greater Israel”: The Zionist Plan for the Middle East


Global Research, September 13, 2019
“Greater Israel”: The Zionist Plan for the Middle East
The Infamous “Oded Yinon Plan”.
Introduction by Michel Chossudovsky
By Israel Shahak and Prof Michel Chossudovsky

주2)

Burning Bridge: The Iranian Land Corridor to the Mediterranean


June 18, 2019 | Report
「Burning Bridge: The Iranian Land Corridor to the Mediterranean」
by David Adesnik(Director of Research),
LTG (Ret.) H.R. McMaster(CMPP Chairman),
Behnam Ben Taleblu(Senior F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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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철: 국제정치완전정복 대표작가, 국제정치 분석가. 지정학적 연구 분석틀을 바탕으로 국제정치의 이면을 파헤치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유라시아 시대의 도래를 준비하여 ‘전통주의’적 시각에 입각한 새로운 국제정치학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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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ndres Calamaro - Cuando No Estas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