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https://www.businessinsider.com/russia-reportedly-pursuing-persian-gulf-port-amid-us-iran-tensions-2019-8
☛ 꾸틴의 기사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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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기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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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타스 통신]
「러시아, 페르시아만 안보를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하다!」
– 이란의 최고 외교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Mohammad Javad Zarif)는 러시아의 이 계획을 환영했다.
기사 출처 https://tass.com/politics/108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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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SOCHI ), 2019년 10월 3일. /타스 통신/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목요일에 진행된 발다이(Valdai) 토론 클럽 본회의에서 페르시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러시아, 미국, 유럽 연합(EU) 국가들 및 기타 국가들과 함께 국제 조직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지역의 변동적이고 예측 불허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 개념은 핵심적 주제가 될 것으로 봅니다.
우리는 차이점과 일방적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처음으로 돌아가 이 지역에서의 안보와 협력을 위한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이 기구에는 걸프 국가들과 러시아, 중국, 미국, EU, 인도 및 옵저버로서 다른 이해관계 국가들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7월 23일에 러시아 외무부는 페르시아만 지역에서의 집단 안보 개념을 발표했다. 이 개념에는 페르시아만 지역 안보 및 협력에 관한 국제회의를 조직하기 위한 이니셔티브 그룹을 구성하는 것이 포함되며, 이는 이 지역 안보 및 협력을 위한 조직의 설립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에 더해, 모스크바는 페르시아만 지역에 ‘비무장 지대’를 설립하고 해당 지역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들은 자국 군대의 항구적 배치를 그만두고 군사 핫라인을 연결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과의 대화 결과에 관한 공동 기자 회견에서, 이란의 최고 외교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는 러시아 제안을 환영했다.
그는 이란이 유엔의 후원하에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 에미레이트, 카타르, 오만, 그리고 쿠웨이트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안보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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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꾸틴의 기사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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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러시아가 한 이 제안은 러시아가 그동안 미국 ‘독점 구역’이었던 페르시아만에 치고 들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적어도 미국은 그렇게 이해한다. 중국은 올해 8월에 일찌감치 이런 러시아 제안에 적극적 지지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이는 러시아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2
미국이 이란 숨통을 조이면 조일수록 그만큼 이란에 대한 러시아 영향력 공간은 넓어진다. 예를 들어 보자. 이런 러시아 제안이 있기 전 약 2주 전인 2019년 7월 말에 이란 해군 사령관 다리아다르 호세인 칸자디(Daryadar Hossien Khanzadi)는 러시아를 공식 방문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비밀 군사 협정’을 맺고 돌아왔다. 그 협정의 구체적 내용이 뭔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비밀협정과는 별도로 양국은 올해 말 페르시아만에서 ‘공동 군사 기동훈련’을 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게다가 이란은 두 개의 항구 ㅡ 반다르 부쉐르(Bandar Busher)와 차바하르(Chabahar) 항구 ㅡ 에 러시아의 군사주둔권을 허용할 것이며 거기에 러시아의 정교한 무기를 배치될 것이며 특히, 차바하르 항구에는 러시아 잠수함 기지가 세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주1)
이란이 러시아에 군사주둔권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란의 2개 항구(검은 원): 차바하르와 부쉐르
사진 출처
https://www.seanews.com.tr/us-shipping-lines-to-return-to-iranian-ports/146235/
3
그런데 이란 외교통인 카베흐 아프라시라비(Kaveh Afrasiabi) 교수는 러시아의 페르시아만 갈등 해결을 위한 국제기구 같은 건 애당초 성사 가능성이 제로라고 단언한다. 사우디 등의 걸프 왕정이 기본적으로 미국의 군사 보호로 연명하는 주권 부재 국가들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제안에 찬동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를 허락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러시아의 제안은 그냥 한 번 툭 던져보는 성격의 낚시용이다. 그는 러시아의 진짜 의도를 “우리 러시아가 앞으로 이란에서 많은 활약을 할 것이니, 기대할 만하다!”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2)
4
필자가 보기에 이로써 러시아는 두 가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효과는, 자기 말 잘 듣는 국가들하고만 친한 미국과는 달리 러시아는 시리아를 난장판으로 만든 걸프 부패왕정들과도 대체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번 ‘이란 진출’을 지렛대로 이용해 걸프 왕정들과의 외교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가령 예를 들어 걸프 국가들을 상대로 무기판매 증대와 각종 경제협력 같은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효과는 시리아에서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국군 주둔을 통해 미국의 이란 도발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이란은 그간 미국에서 받아왔던 ‘군사적 압박’을 현저히 경감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란은 군사 영역 이외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미국으로서는 이래저래 답답한 상황이다. 중동 지역은 지금 이란과 터키와 이스라엘이 ‘삼국지’를 쓰고 있다. 예멘 후티 안사룰라 반군에게 연일 쥐어터지고 있는 사우디는 언제 망할지 모르는, ‘오늘내일하는’ 난국에 처해 있다. 그들도 만약 망국 징조가 너무 뚜렷해지면 미국에 ‘배신’을 때리고 러시아에 달라붙을 수도 있다. 이미 선례가 있다. 카타르는 사우디와 단교하고 이란과 러시아 품에 안겼다. 그래서 걸프협력회의(GCC.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연안 6개 아랍국가의 지역협력기구)와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참가하라는 초청장이 더 이상 오지 않는다. 분명 양 회의기구의 버젓한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 ‘왕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카타르는 작년 사우디 국왕의 GCC 초청을 정밀하게 계산한 후에 매몰차게 거절한 것이기 때문에 ‘자발적 왕따’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대중동 정책의 핵심인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만들기 전쟁 수발을 하느라 정신없는 리야드의 사우드 왕가와 어울려서는 더 이상 카타르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도 대중국 견제라는 ‘미국을 위한 전쟁’에 수발을 드느라 되두 않는 한미동맹과 국가재정 거덜 내는 천문학적 무기 강매 같은 것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자발적 왕따’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되면 예상외로 많은 유라시아 친구들이 우리에게 열렬한 러브콜을 보내올텐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돈과 주권을 뜯기는 동맹은 이제 그만하고 돈도 벌고 주권도 챙기게 해주는 ‘유익한’ 동맹의 길을 찾아 나서기에 참으로 안성맞춤인 국제 정세가 계속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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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https://www.businessinsider.com/russia-reportedly-pursuing-persian-gulf-port-amid-us-iran-tensions-2019-8
Aug 14, 2019
「Simmering US-Iran tensions may be giving Russia an opening for a plan that’s 300 years in the making」
by Shireen T. Hunter, LobeLog
주2)
JULY 30, 2019
Collective Security In Persian Gulf: Can It Fly?
by Kaveh Afrasi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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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철: 국제정치완전정복 대표작가, 국제정치 분석가. 지정학적 연구 분석틀을 바탕으로 국제정치의 이면을 파헤치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유라시아 시대의 도래를 준비하여 ‘전통주의’적 시각에 입각한 새로운 국제정치학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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